느림, 양보, 기다림,,,,,
시모노세키항을 나오며 낯선 길 위에서 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처음으로 반대 차선으로 운전을 해야 하기에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다행히 방향은 쉽게 잡았다. 시모노세키 예비여행 때 차들이 주행하는 모습도 유심히 보았고 우리들이 가야 할 길을 눈으로도 익혀 놓았고 유튜버들이 올려놓은 영상을 열심히 보아둔 덕분에 부두를 벗어나 2차선 해안도로로 접어들었다. 일본의 길은 최고 속도가 60km 언저리라 하여 남편은 50km의 속력을 유지하며 달렸다. 야마구치현을 떠나 시마네현과 돗토리현을 지날 때 도로는 구불구불하고 도로의 폭이 생각보다 아주 좁았다 편도 1차선, 간신히 지나간다 혹 스쳤나 하고 상대방 차선의 차를 백미러로 걱정하는 마음으로 훔쳐본다 일본차들이 금방 따라왔다. 느리게 가는 차를 추월하지도 않았고 클랙슨을 누르지도 않았다.
다믐날부터는 비켜줄 공간이 만들어져 있는 곳에서 뒷차들을 먼저 보내 주었다.
우리 차보다 느린 차는 없다. 앞차를 따라 속력을 맞추면 좋으련만 남편이 우리나라에서 50km로 달렸던 것도 아닌데 꾸준하게 50km의 속력을 유지했다. 운전자의 마음이 안정되어야 하니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어느 유튜브님이 그 정도로 달리라 했나 보다.
우리나라에도 시속 10km까지는 속력을 초과해도 벌금을 내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일본도 이런 규정이 있겠지 하는 마음에서 벌금 규정을 찾아보았다. 시속 15km를 초과할 때부터 벌금이다. 벌금은 9000엔이다. 시속 75km까지는 벌금을 내지 않는가 보다. 시속 70km 차는 시속 50m를 달리는 차를 금방 따라온다. 남편은 2차선 도로에 서면 맨 앞차이다. 수많은 차를 거느리고 달린다. 그래도 그들은 원래 시속 50km인 것처럼 묵묵히 따라온다. 운전대를 잡고 위협하는 운전자가 없다. 빵빵거리지도 전조등을 반짝거리지도 않는다. 길을 비켜주면서 지나가는 차를 세어 본다. 어느 때는 20대가 지날 때도 있다.
토마레라는 일단정지 신호가 있다. 기찻길을 건너거나 사잇길에서 큰길로 나올 때는 항상 토마레해야한다. 앞차가 있었더라도 맨 앞에 섰을 때는 또 토마레 해야 한다. 모두들 부모님 말씀을 듣듯이 꼭 지킨다 벌금이 세거나 경찰서로 연행된다나???????
신호등이 바뀌었을 때 우리나라 운전자처럼 총알같이 나가는 사람이 없다. 신호도 살피고 보행자가 있는지 잘 살피고 출발한다.
그래서 운전이 안전하다고 하며 남편은 매번 따라 하려고 하지만 습관 때문에 항상 일본차들보다 빠르게 나간다 한다.
그들의 운전 문화는 느림, 양보, 질서 지키기가 확실하다. 다른 차에 대해 위협하거나 경고하지 않는다. 20일 운전하면서 우리는 클랙슨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차선이 다른 운전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천천히 느긋하게 운전을 하면 일본에서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의 어느 초등학교 담벼락에 붙어 있었던
플래카드가 생각난다
^속도를 줄이면 사람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