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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May 14. 2024

고흥에 머물다-마늘수확을 돕다.

마늘 이삭 줍기

우리 동네에선 마늘을 많이 재배한다. 보름 전에는 마늘종 수확한다고 모두 마늘밭에서 일하셨다. 마늘 쫑은 품앗이 없이 혼자서 한다.

그런데 벌써 마늘 첫 수확을 한다.


마늘 수확을 하는 곳은 우리 집에서 20m,쯤 떨어진 곳이다. 구경도 할 겸 귀농어촌작가단 글도 쓸 겸 해서 가까이 갔다. 남편 말로는 아침 6시부터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인부들이 30명가량 있었고 그 중 남자는 6명 정도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외국인 노동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젊은 층인 외국인 노동자들은 묵묵히 일만 했다. 아니 그들이 하는. 말은 내가 들을 수 없으니 안 하는 것처럼 들렸는지도 모른다.


나이가 있어 보이는 여성분이 우리말을 하고 있어 물어보았다. 힘드시지요? 일하러 오시는 분들이 모두 외국인 근로자 아닌가요?

"아닙니다. 반반정도 돼요."

"네, 고흥에 사시는 분들인가요?"

"아니요 우리는 나주에서 왔습니다."

여러가지 묻고 싶었지만 참았다. 일도 안 하면서 일하시는 분들 말을 자꾸 시킬 수는 없다.


마늘을 50개씩 세어 놓았다. 이렇게 한 묶음을 묶는다. 개수가 하나라도 모자라면 상회에서 불이익을 준다고 한다.


생마늘은 50개도 부피가 제법 크다. 무게도 있어 하루 종일 작업을 하면 힘들겠다. 묶은 마늘은 세 위서 정렬해 놓는다.


뒤로 물러나 있는데 마늘밭주인이 보였다. 그분은 마늘 이삭 줍기를 하고 계셨다.

"저도 이삭 줍기 해도 될까요?"

"그래주세요."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다.


한뿌리 마늘을 키우기 위해 겨울부터 봄까지 그 얼마나 공을 들였는데 캐면서 끊어져버려 상품이 안 되는 마늘이다. 먹을 수는 있기에 다 주워모은다. 기른 정성을 생각하면 너무 아깝다.

금방  물통이 가득 찬다.


대여섯 번 밭을 돌면서 주우니 이삭이 없어졌다.

다했다고 인사하고 집으로 오려고 하는데 주인 니가 내게 마늘을 준다.


일삯보다 더 많은 양이다. 너무 감사했다. 잘 먹겠다고 인사하고 마늘을 가지고 집으로 온다.

취재도 하고 마늘도 받고 일거양득이다.


우리 밭에 있는 마늘을 뽑을 때까지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오래 먹을 수 있겠다.


언니, 감사해요.

고흥 인심 조오타.

고흥에 살기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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