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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Jun 27. 2024

금세기정원-전남민간정원제 4호-1

 우연히 개척시대 성공 드라마를 만나다.

장수힐링정원을 다녀온 후 고흥의 민간정원을 모두 다녀보기로 하였습니다.

점심식사 후 뜨거운 햇살 속에서 길을 나섰습니다.

남편은 차박을 가지 않는 날은 아들 점심 챙겨주는 게 제일 큰 임무로 생각하고 있으니 오후에 움직일 수밖에 없답니다. 그러면 오후 늦게 출발하지? 저녁도 챙겨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두시에서 다섯 시 사이에 다녀와야 합니다. 다음에는 오전 9시에서 12시 사이에 다녀올 수도 있습니다.

고흥 속이라 비교적 가까운 거리를 달려 금세기 정원에 도착하였습니다. 남양면 죽암리  넓은 들이 나타납니다. 죽암농장에 다 왔습니다.


죽암농장 속에 금세기정원이 있습니다. 그래서 내비게이션도 죽암농장을 치고 가야 합니다. 입구의 모습은 크게 화려하지는 않습니다만 민간정원답게 꽃들이 많이 피어있습니다.


주차장을 보고 놀랐습니다. 보통 주차장은 이 더운 날 땡볕에 차를 세워야 하는데요. 이곳은 더위와 비를 피할 수 있게 만들어 두었더라고요.  농장주의 세심한 배려심이 느껴졌습니다.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이시구나!


접시꽃이 피어있는 길을 따라 들어갑니다.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이 생각납니다. 접시꽃 꽃말은 서글픈 사랑, 결혼 2년 만에 암에 걸려 세상을 떠난 아내를 그리는 남편의 사무치는 마음이 절절하게 그려 넣은 시입니다.


정치인이 되기 전 시인으로 유명해지기 전에 쓴 시라 젊은 감성과 부부의 절절한 사랑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키가 멀대같이 크지만 맑고 고운 분홍빛  꽃이 퉁명스럽지 않고 가냘프게 보입니다. 이 꽃들을 보고 걸으니 다른 부부의 사랑이지만 그들의 아름다운 감성은 내 가슴으로도 들어옵니다.


입구를 좀 지나면 연잎이 가득 있는 비밀 연못이 있습니다. 꽃이 피기 전이라 숲과 어우러진 연못은 자세히 봐야 알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마존처럼 아나콘다라도 나올 듯이 빽빽한 밀림지대입니다.  


금세기정윈은 이곳을 처음 간척하신 김종욱 회장님의 부친 김세기 회장님을 오래오래 기억하며 잊지 않기 위해서 붙인 정원이름이라 합니다. 정원은 넓다. 아주 넓다라고 느꼈습니다.


입구에서 우측으로 꺾자 나온 길은 키 큰 메타세쿼이아길입니다. 아래쪽에는 아직은 어린 수국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과 어우러지면서 눈과 마음이 시원해집니다. 구도가 잘 잡힌 그림 한 폭으로 걸어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돌로 도로와 경계를 이룬 화단에는 수많은 꽃들이 있습니다. 내가 이름을 불러줄 수 있는 꽃 반 , 이름을 모르는 꽃 반입니다.


옆으로 돌아가니 쉼터들이 있고 반짝반짝 윤이 나는 장독대가 보였습니다. 수국과 잘 배치하여 사진을 찍어봅니다. 


메타세 콰이어 외에도 소나무, 꽃사과, 벚나무, 목련, 은행나무 등 많은 수종의 나무들이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한반도지형 연못에는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지 한송이 연꽃과 몇 개의 꽃봉오리들은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이 다리는 삼팔선이라고 합니다. 드론을 띄우지 않으면 숲이 무성한 여름철에는 한반도 지형임을 느끼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부들과 삼팔선다리는 잘 어울리네요.


녹음이 짙은 길을 지나는데 경쾌한 물소리가 들려옵니다. 어디선가 흘러들어와서 연못으로 물이 들어오나 봅니다. 물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아담한 인공폭포를 만들어 두었고 그 아래로 물길이 흘러 연못 속으로 들어가게 하였네요.


무궁화동산도 눈에 뜨입니다. 아직 무궁화는 만개되지는 않았다. 지금부터 피고 지고 또 피어 무궁화가 되겠지요?


물과 나무가 섞인 정원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간척지 정원답습니다.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은행나무들이 받침대를 하고 서 있는데 이곳이 가을 정원이 되려나 봐요.


한반도지형 연못을 돌아 걸으니 편백나무숲이 나타납니다. 그 속에서는 버섯 재배를 하고 있네요.

아직 버섯이 자라지는 않았지만 언젠가는 버섯이 자라나 볼거리를 더 풍성하게 제공할 것 같아요.


소나무 숲 너머로 멋진 건물이 한 채 있는데 우석기념관이군요. 너무 더워서 쉬엄쉬엄 걸어갔습니다. 넓은 잔디광장이 나왔습니다.


동그란 원형 운동장에. 잔디 깎는 기계로 잔디를 깎다가 그늘로 쉬러 나온 인부를 만났습니다.

남편과 이야기를 하는데 손짓발짓까지 이용되었습니다. 이분은 필리핀에서 온 노등자였는데 표정이 참 밝았습니다. 우리는 영어를 잘하지 못해요. 그래도 대화는 이어나갔습니다. 가족은 아내가 자식이 있는데 지금 필리핀에 살고 있고 자기는 한 달에 한 번씩 집에 갔다 온다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날씨가  매우 덥고 잔디 깎는 기계가 무겁다고 했습니다.  그분도 나도 온몸에서 땀이 흐르고 있습니다. 미운 남편은 걷기도 잘하고 땀도 많이 흘리지 않아요.


우석기념관에 들어가려고 했으나 문이 잠겨있어 돌아 나왔습니다.

큰 나무 아래 바위에서 땀을 식히려고 앉아 있었어요.

메타세쿼이아길 안쪽으로는 맥문동이 심겨 있었습니다. 이곳도 성주의 성밖숲처럼 맥문동 필 때 장관이겠구나 생각하고 물 한잔 마시며 쉬고 있었습니다.


책 한 권을 든 후덕한 모습의 노신사 한분이 지나가셨습니다. 촉이 왔습니다. 혹시 회장님이세요?

저는 고흥귀농어촌행복SNS작가입니다. 혹시 이 정원에 대하여 질문드려도 될까요?

마산서 학교를 다녔다는 이야기, 아버님께서 바다를 간척하셨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민간정원을 만들게 된 동기에 대하여 질문을 드렸습니다.


부친이신 김세기 간척지를 만들고 이곳에 보금자리를 만들었는데 빨간 함초 밖에 자라지 않는  황량한 벌판이어서 식구들 보라고 꾸미기 시작하셨답니다. 그때까지는 저는 직계 가족 정도라 생각했습니다.


회장님은 우리를 안내해 줄 직원을 전화로 불러주셨습니다. 너무 감사했답니다.

우석기념관과 죽암 농장의 역사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적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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