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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Jul 07. 2024

남편과 축제여행 - 앞자리 그게 뭐라고

부여서동연꽃축제 개막식에서 의전

낙화암 위 백화정

부여는 깨끗한고 정돈된 도시였습니다. 현재 군창지 옆의 유물 등 많은 곳에서 유물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그 조사의 결과 왕궁터인지드러날 것이라 합니다. 여러 유물조사 발굴현장을 보면서 그분들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면서  백제가  그 찬란한 모습을 우리 눈앞에 드러낼 시간이 가까움을 알고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을 했습니다.


궁남지

첫째 날 저녁에 도착

둘째 날  궁남지 둘러보고 부소산성 걷기, 황포돛배 타고 구드레 나루 도착, 점심식사, 그리고 유네스코 백제문화유산지구를 둘러보고 커피

궁남지로 돌아와 궁남지의 노을과 야경 보기를 했습니다.

셋째 날은 서동연꽃축제 개막식날이라 하루 종일 공연을 보기로 했었답니다.

넷째 날 성흥산성 사랑나무보기 임천보부상 시장 둘러보기를 했습니다. 시간적으로도 여유로웠고

 만족한 여행이었습니다. 그러나 서운한 것이 하나 있으니 개막식 의전이었습니다.


내바석

축제 행사는 관광객이나 주민이 우선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국민을 섬기겠다고 했던  국회의원 시도의회의원, 기관장들 그리고 자생단체의 장들을 위해 이렇게 자리는 마련되고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유세하듯 미소 지으며 정치활동을 하는 장으로 만들고 누군가는 거들먹거리며 시간 맞춰 나타나 즐기고 누군가는 주변의 따가운 눈총을 느낀 듯 좌불안석으로 불편한 표정을 한 기관장들이 있었습니다.


전국축제를 다니는 우리는 개막식에 의전이 없는 곳들을 더러 보았습니다. 주최를 하고  힘들게 추진하지만 뒤쪽에 서서 묵묵히 일하시는 분들은 항상 고맙고 그곳은 생각만 해도 힘이 납니다. 반면 아직 지역 기관단체의 관행으로 남아있는 곳도 많이 있습니다.


이들을 위해 초대장 보내고 라벨지에 좌석 표시를 붙이고 안내해야 하는 공무원들의 잡무도 보입니다. 이 번 개막식진행은 전국적인 시류를 따라 간소했습니다. 인사말과 축사, 그리고 내빈 소개가 영상으로 화면에 소개된 것이었어요.


그런데 많은 수의 귀빈 초대는 없어지지 않았네요.

시작은 주차장부터입니다. 있던 차를 내보내는데 감정이 상하고 고성이 오갑니다. 초대되는 귀빈 분들에게 먼저 차지한 주차공간을 억지로  내어주어야 하니 상실감이 클 것입니다. 귀빈 때분에 빈대가 되어 버린 기분일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하루를 모두 본무대에서 보냈습니다.

10시 지역문화예술인들의 무대부터 점심시간까지 떠나지 않았지요. 점심식사는 연잎밥정식으로 먹으려고 했는데 알뜰한 남편이 눈치를 챘는지 편의점에서 김밥과 커피를 사 와서 이곳을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또 하나 더운 여름이라 무대 밖으로 나가면 기절할 것 같은 찜통더위였습니다. 무대에는 햇빛을 차단해 주는 지붕도 있었고 미스터써큘레이터가 여러 대 물방울을 내뿜으면서  온도를 낮춰주어서 쿨링존에 있는 것보다 시원해서입니다.

본무대에서 공연을 쉬는 막간에는 연꽃라디오방송국에서 신청 음악을 틀어주기도 했고 노래자랑도 하는 등 지루하지도 않았습니다.

본무대에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 정도까지 그렇게 12시간을 있었나 봅니다. 주목적은 개막식전행사와 공연을 보고자 함이었죠.

일찍 온 특권으로 무대 맨 앞자리를 잡고 있었고 그 자리를 고수할 생각이었어요.


수상무대는 포룡정과 호수는 을  눈을 정화시켜주고 있었고 나름 만족한 하루를 보낸 셈이지요. 무대에서는 미스트서큘레이터에 물을 몇 번 보충하는 등 부지런히 임무를 다하고 있었습니다. 검은색 옷을 입은 무대감독들이 무더워에도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들이 고마웠습니다.


초등학교학예발표회를 연상시키는 지방예술인들의 공연은 순수함이 있었고 잘하는 분들에게는 박수를 실수를 하는 분들에게는 격려를 보냈습니다. 주로 실버세대인 저분들이 저 무대에 서기 위하여 얼마나 노력했을까를 생각했고 행복한 노후를 즐기시는 모습을 보고 환호하고 힘찬 박수를 보내며 응원했습니다. 시회자가 박수를 치다가 지문이 없어졌을 경우 300만 원 웃다가 입꼬리가 찢어졌을 경우 700만 원을 지급하는 보험을 들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할 경우 전부 지급하겠다고 했는데  우리는 보험을 탈 수 있을 정도로 호응했어요.


두 차례의 공연과 리허설과 연꽃라디오의 시간이 지나고 5시가 되어갈 즈음 공무원들이 무대에 나타나기 시작했고 앞쪽에 앉아있던 관광객들에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요청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라벨지를 몇 장씩 들고 있었는데 의자의 주인을 프린트해 둔 것이었어요.


우리는 아침 10시부터 이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왜 비켜야 하냐고 하니까  이쪽은 높은 분들이 앉을자리랍니다. 대충 세어니 100석 이상의 자리를 비웠더군요. 왜 이렇게 많은 자리가 필요하냐 했더니 우리가 초대장을 보내 모셨으니까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좌석이 빈 곳도 많은데 30분 정도면 되는데 잠시 협조해 주시면 안 되겠느냐 했어요.

공무원들이 잠시 한 눈을 팔 때 라인 속으로 들어가 앉는 분들은 제법 있었어요.. 어떤 분이 큰소리를 치시기도 했어요. 모두들 앞에 앉고 싶은 마음인가 봐요.


일찍부터 온 귀빈(?)들도 몇 명 있었지만 시간에 맞춰 또는 지각하는 귀빈들도 있었습니다. 점잖으셔서 겨우 박수 정도 치는 분들이지요.

초대된 분 중에서도 좌석배치에 불만을 표시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내가 협회장인데  앞 줄이 아니냐고요. 기관장님이 많이 오셔서 앞자리에 앉으십니다라고 대답하더군요. 그 귀빈들도 자리 배치 때문에 마음이 상하는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게 웬일입니까? 개막식이 끝나고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 이들은 일제히 무대를 떠났습니다. 여러 축제를 다녀봐도 공연 하나도 안 보고 떠나는 귀빈들은 못 보았습니다. 떠나면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앞줄에 앉은 사람들과 줄 악수를 청하는 모습인데요. 이 자리에 왜 오셨습니까? 다음 순서는 지자체예산으로 회식을 하리 가신답니까?

문화원장님만 홀로 앉아 끝까지 공연을 지켜보셨습니다.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사람은 관광객과 주민들입니다. 이 축제에서 대접받아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요?

 귀빈을 초대해 의전을 하고 그분들의 자긍심을 높여 드리고 싶다면 군청내부행사에 초청하면 어떨까요?


올해 22회째라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부여서동연꽃축제

기획과 환경조성, 야경은 1000% 만족합니다. 부소산성과 유네스코세계유산 백제유적지구 등 관광지도 만족합니다. 새로 뜨고 있는 성흥산성 사랑나무도 좋습니다. 그런데도 자리를 쫓겨날 뻔한 그 상황에는 상실감이 남아있습니다.  


우리도 반성합니다. 앞자리 그게 뭐라고

일찍부터 자리 잡고 앉아 있지는 않겠습니다.

성흥산성  사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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