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보면 사연 있는 여자인 줄 알겠다.
정말 오랜만에 혼자가 되었다.
홀가분한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지..
지난 4년,
아이를 낳고 아이와 거의 빛과 그림자처럼 지냈다.
남편이 전문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오늘은 오로지 나 혼자,
친한 동생 결혼식을 참석하러 기차에 몸을 실었다.
조용히 책도 읽고 싶어서 굳이 책도 챙겼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삶이 얼마나 힘든지, 전쟁 같은지......"
무뎌지고 차곡차곡 억눌려 있던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니었구나.
난 이제 익숙해져서 괜찮아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냥 외면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혼을 하기 전에 암이 발견되었고,
다행히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갖게 되었다.
아이의 탄생을 축복받아야 할 시기에
시아버님이 췌장암에 걸리셔서 2년 투병을 하시고
복직을 앞둔 며칠 전에 갑자기 돌아가셨다.
이사, 복직.. 직장 내 고객 악성 민원
아들의 등원과 하원, 살림도 독박..
예민한 아들의 반복되고 끝이 없는 육아
남편 전문 자격증 준비로 주말에도 독박 육아..
"산다는 거 자체만으로도 천국에 갈 만한 용감한 전사와 다르지 않다."
위로를 받은 느낌이다.
그래, 삶을 살아간다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박수받을 만하다.
너무 자책하지도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
하루하루
산다는 것 자체로 충분하다.
"그냥 크는 걸 지켜본 것 같습니다."
"믿는 만큼 자란다."
마음은 굴뚝같지만
아이를 그냥 지켜본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난 대범한 엄마라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놀이터에서 친구에게
"너랑 안 놀아."
라는 말을 듣거나
놀이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엄마로서 얼마나 속상한 지...
그래도,
이렇게 계속 나를 다독여 주는
육아 선배가 있어서 다행이다.
비탈길도 가보고
헤매고 구르고 하다 보면
아이도 험한 길에서
자신의 영역을 더 넓힐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꿈 많은 시골 소녀인
내가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다시,
내 마음도 다독여본다.
지금은 내 영역을 더 넓히고 있는 과정이라고.
살민 살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