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소소한 행복 찾기
"하늘에 달이 참 예쁘다."
남편의 말에 아이를 향하던 내 눈이 잠시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늘어진 초승달이 까만 밤하늘에 참 예쁘게도 빛나고 있었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이 뭐 그렇게 힘든 일이라고....
아이를 낳고 나서,
우리 부부는 함께 밤외출을 거의 해본 적이 없다.
치열한 일주일을 보낸 금요일 저녁,
함께 예쁜 달을 볼 수 있다는 것만 해도 행복했다.
참으로 소소한 일상이지만,
이렇게라도 반복되는 일상을
특별하게 맞이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충분하다.
사실,
아이 유치원 하원하고
열심히 2시간을 놀다 보니 아빠가 퇴근시간이다.
아이와 함께 지하철로 퇴근하는 아빠를 맞이하러 가는 길,
마음속에서는
'나 하루 종일 진짜 힘들었거든!!'이라는 투정이 절로 나온다.
'나 홀로 아이 등원을 시키고,
직장으로 급하게 출근을 하고,
또 급하게 퇴근해 아이를 하원시키고,
하원 후 또 1-2시간 열심히 노는 반복되는 일상...
주말에는 자격증 공부한다고 독박 육아까지....'
힘든 거 진짜 사실이다!!!
그런데 복직 후 상황은 변한 것 없이 똑같지만,
요즘은 마음을 해결하는 방법이 좀 달라졌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남편의 말이 참 가슴 아팠다. 그리고 너무 미안했다.
복직하고 나서는 지금 생각해 보면 우울증 초기라고 해도 될 정도로 너무 힘들었다.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고, 누워만 있고 싶었다.
부정적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를 조금씩 삼키고 있었다.
우리 엄마만 반찬 해서 보내주고 아이 돌보는 데 조금이라도 도와주시려고 고생한다고 생각했다.
무심한 시어머님에게도 화가 났다.
그리고 그러한 힘듦의 화살을 남편에게 많이 보냈다.
남편도
시아버님을 갑자기 보내고,
치열하게 회사일을 하면서,
건강이 나빠진 상황에서도,
끝이 보이지 않는 공부를 하고 있다.
나는 나의 힘듦이 더 크다고 생각했고
나의 시선은 계속 아이에게만 향하고 있었기에
남편이 계속 여기저기 아프다는 말이 징징거림으로만 들렸다. 그래서 무심하게 흘려보낸 적이 많다.
그런데 어느 날,
"당신은 내가 아프면 버릴 것 같아."
이런 이야기를 듣고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속마음을 들켜버린 느낌이 들어서 너무 미안했다.
남편이 반복적으로 나에게 SOS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데 나는 내가 힘들어서 남편을 계속 다그치고만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남편이 원하는 것은 엄청난 대단한 것들이 아니었다. 본인도 나름 치열하게 살아내고 있다는 공감 정도이지 싶다.
이제는 나도 마음을 달리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바꿀 수 없는 상황 자체에 대한 투정과 분노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자격증 시험을 보기로 했으니 정한 기간까지는 함께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화남보다는
이렇게 소소한 일상에서의 행복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무심하다고 느끼는 시어머님에 대한 분노보다는,
그냥 자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기대 자체를 하지 않으면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생생내고 뒷말하는 시어머니보다 낫지 않느냐 생각하고 나도 무언가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 애쓰려는 마음을 그냥 내려놓으니깐 오히려 밉지 않고 편하다.
마음은 매일매일 바뀐다.
그런 마음을 너무 해결하려고 해도,
너무 감싸주지도 않아도 된다.
그냥 조용히 지켜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