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반복되는 언론의 폭력

조진웅 배우에 대한 최근의 언론 보도를 보면서

by 온돌향

어젯밤 친한 지인들끼리 모여 있는 단톡방에 글 하나가 올라왔다. 아래의 기사가 링크되어 있는 글이었다.


연예인 관련 기사는 잘 안 보는데 재작년에 배우 이선균 씨가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 일이 있은 후로는 더욱 더 멀리하고 있다.

그런데 저 위의 기사를 올린 분이 평소 존경하는 선배 선생님이어서 짧은 댓글이라도 달아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웹페이지를 열어 휘딱 읽어 보았다.

이제껏 일정한 시기마다 반복되어 등장해 온 전형적인 기사였다. 단톡방에는 아끼는 후배 교사도 있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언어 공해'를 접하면 반드시 내 안의 발작 버튼이 눌리기에 댓글을 달고 말았다. 아래가 그 댓글이다.



올려 주신 기사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이건 연예인 기사가 아니라 정치 기사네요.

약자든 강자든 사회적 맥락 안에서 일정한 의도와 관점을 가지고 대상을 다루면 그게 정치니까요.

이런 기사는 전형적이고 오류가 많아 저는 좀 불편합니다.

특히 연예인을 소재로 한 정치 기사가 그래요.

'공인'과 '널리 알려진 사인'은 엄연히 다른데 언론에서는 '널리 알려진 사인'을 '공인'과 혼동해 취급합니다. 이 경우 선정적인 옐로우 저널리즘으로 흐르기 십상입니다.

'공인'은 사회적 합의에 기반해 공적 자원의 사용을 허가받은 사람입니다. '널리 알려진 사인'은 공적 자원을 사용하지 않죠. 오히려 자신이 공적 자원처럼 취급되어 대중들에게 소비되는 존재가 아니던가요.

그런 점에서 서울시의원 중 그 누구도 조 배우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서울시의원은 한 해 수천 억의 공적 자원의 용처를 결정하여 1,000만 시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인입니다. 조 배우 같은 연예인은 누구보다 유명하지만 본질은 '사인'일 뿐입니다.

연예인이 공인만큼 대중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하지만 그건 영향을 받는 대중들이 선택한 결과입니다. 제아무리 유명한 아이유, 정우성이라고 해도 그들을 동경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영향력 없는 '사인'입니다. 연예인 같은 '널리 알려진 사인'은 대중들이 주체적, 자발적으로 그들을 받아들일 마음이 있을 때 그 대중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건 '영향을 미친다'고 하기보다 특수한 형태로 '소비된다'고 하는 게 더 적절할 겁니다.

그러나 시민들 대부분이 모르는 시의원, 상당수가 모르는 삼성가 오너의 가족들은 대중들이 그들을 받아들일 마음이 있는지 여부와 상관 없이 그들의 결정이 대중들의 삶에 변화를 가져옵니다. 공인이란 건 모름지기 이런 게 아닌가 해요.


언론의 왜곡과 폭력은 공인을 사인 취급해 '프라이버시 보호' 운운할 때, 그리고 널리 알려진 '사인'을 공인 취급해 함부로 재단할 때 일어납니다.


그래서 저는 디스패치의 기사가 좀 음험하게 느껴지네요.


밤중 긴 글, 실례가 많았습니다. 월요일을 기다리겠습니다.



파리는 다친 동물의 상처에 악착같이 들러 붙는다. 낫기 위해 살기 위해 진물을 흘리는, 취약한 상처에 몰려 들어 피를 빨고 알을 낳아 구더기가 슬게 한다. 아주 고약한 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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