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내 아이

아이는 언제나 나를 성장하게 하는 힘이 되고

by 온돌향

"빵집 주인이 외로움에 대해서, 중년을 지나면서 자신에게 찾아온 회한과 무력감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할 때부터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들에게 그런 시절을 아이 없이 보내는 일이 어떤 것인지 말했다."

_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레이먼드 카버, 김연수 뒤침, 문학동네, 2009) 중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A Small, Good Thing)을 읽을 때 여러 문장에 마음이 오래 머물렀지만 특히 저 문장에선 저절로 마음속에서 '내 아들, 고마워. 주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되뇌어졌다. 나는 저 빵집 주인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나 잘 안다.



의젓하게 청년으로 커 가고 있는 아들을 보면서 가끔씩 청년 시절 나의 모습과 비교해 보곤 한다. 청년 시절의 나, 특히 20대 시절의 나는 매사 어리숙하고 늘 어딘가 주눅 들어 있었으며 우울했다. 하지만 지금의 내 아들은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잘 자라 주어 꼭 태양 같다. 둔감하지 않지만 강인하고, 섬세하면서 환하다. 성품이 원만하고 생각에 균형이 있으며, 자만하지 않으면서 문제 해결력이 높다. 이러한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하는 걱정은 지금의 내게 깊게 배어 있는 피로와 그늘이 혹여 아이에게 전염이 될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 아들의 아빠로 살기 위해 더 기운을 내고, 정신을 예리하게 벼린다. 아이 덕분에 아빠가 꾸준히 성장한다.



(241001) 자운서원10.jpg 내 아이는 풀과 나무, 새와 곤충을 사랑한다. 파주 자운서원에서 발견한 희귀종 사마귀를 향나무 안전한 곳으로 옮겨 주는 아이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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