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의 마스코트, 뚱이

우리가 사랑했던 강아지

by 온돌향
000133790021.jpg GOP의 어린 군인들의 마음을 달래 주었던 강아지, 뚱이(연천, 2001, 겨울)


2001년 당시의 GOP 부대는 1년 동안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을 해야 했고,

전화, 인터넷뿐만 아니라 외박과 면회도 없었다.

그래서 그곳의 청년들은 외로움을 많이 탔다.

얼마나 외로웠으면 어떤 병사는 경계 초소 한구석 거미줄을 친 거미에게

매일 파리를 잡아 주면서 반려 동물처럼 기르기도 했다.

몸은 고되고 마음은 헛헛한 그곳의 생활에서 혹시나 청년들이 딴마음을 먹을까 봐

나이 많은 주임원사는 읍내에서 누구네 집 개나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다고 하면

한두 마리씩 얻어다 군 막사에 넣어 주곤 했다.


그중 하나가 뚱이였다.


000133790020.jpg 군기가 바짝 든 강아지 뚱이(연천, 2001, 겨울) / 작은 체구의 뚱이 앞에 놓인 사료통의 크기와 사료의 양이 바로 뚱이에게 바치는 부대원의 사랑의 크기였다.



뚱이는 퍼그의 피가 섞인 강아지였는데

귀여운 생김새에 재롱을 잘 부려 소대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 사랑이 지나쳐 이미 사료통에 사료가 가득 담겨 있는데도

소대원들은 오명가명 아끼는 간식을 뚱이에게 주었던 것인데

그 결과, 뚱이는 초고도 비만 강아지가 되어

늘 통통해진 배로 바닥을 쓸고 다녔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난 후

동그란 공 구르듯 데뚱데뚱 걷는 뚱이의 모습을 목도한 주임원사는

"야, 이 녀석들아. 강아지 짜구나겄다!"

라고 끌탕을 하더니 이러다 강아지 탈 난다며 뚱이를 데리고 가 버렸다.

너무나 귀여웠던 강아지 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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