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마주친 건
마스크를 벗고 다닌 지 3일째.
마트 안에 사람들은 다들 물건
들을 사느라 바쁘다. 스쳐 지나
가듯 마주치는 시선은 제외하고 다들
바쁘게 움직이는 가운데 낯익은 남자
한 명이 내 이름을 불렀다.
"길동아"
뭐지? 이 찜찜하고 더러운 목소
리는.. 나를 부르는 남자를 향해 고개를 돌렸는데 나는 그를 외면했다. 왜냐면
그는 학교 다
닐 때 날 괴롭혔던 같은 반 일진
이었다.
"누구세요? 저 아세요?.."
표정이 굳어진 일진은 어이없다
는 듯이 "나야? 기억 안나.."라
고 하지만 나는 그를 외면해 버렸다.
기억이 안나는 게 아니라 고통
스러웠던 시간들을 잊고 싶었다.
상처는 아물고 그렇지만 마음속
깊은 상처는 아직도 흉터로 남아
불쑥 튀어 나오는 안좋은 기억들
때문에 나 자신도 모르게 혼자
화를 낸 적이 있다.
다른 사람은 동전 앞면에 보이는
상처만 보고 위로하지만 차마 누구에게 말못할 고민은 동전 뒷면에 있어서
그걸 미쳐 발견
하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솔직한 마음과 비밀
을 털어놓을수 있는 사람한테
했다가 나중에 뒤통수를 맞은
기억도 있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철없던 시절에 괴롭힌 건데 "뭐 그런 사
소한 일을 마음속에 담아 두세
요? 별거 아닌 일인데" 후배가
했던 말이다.
사소한 것? 누구에게는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할테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 사소한 것이 얼마
나 큰 상처로 다가오는지 그들은
쉽게 말해버린다.
터미널에서 날보고 웃는 학생
두명 얼굴을 보며 나도 모르게
봉인된 기억들이 불쑥 튀어 나와
버렸다.
"뭐냐.. 저 아저씨 하하"
학교 다닐 때 나를 바닥에 쓰러
지게 하고 괴롭혔던 그 일진들과
닮아서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났
고 이런 나를 보며 나는 순간 미
친 사람이 되어갔다.
노력 중이다. 그런데 불쑥 튀어
나오는 최초의 기억이 안 좋으면
잊으려 해도 갑자기 떠오른다.
비웃음으로 보이고 놀리는 거
같고.. 그래도 천천히 잊으려고
노력 중이다. 마음의 근육을
단단하게 하려고 해도,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기억속을 걷다보면 안좋은 일들
에서 멈추어 버린다. 좋은 기억
이 없다고 해도 버킷리스트를
적어 보자.
내가 해야 할일을 하나하나 해보자.
십대의 기억은 강했지만 힘들어
도 항상 좋은 생각만 해보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낭떠러지
같은 삶속에도 빠져 나갈수 있는
비상구 같은 곳이 있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