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한달 동안 일을 안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돈이 좀 많이 모자르겠지...
아니 그런거 말고 좀 더 좋은쪽으로?
몸이 편해지겠지...
아니 좀 넓고 멀리 생각해봐?
음~~~~~~
어떤 생각의 궤도같은게 확 바뀌지 않을까?
난 이번엔 웬지 그런 생각이 들어...
다들 휴가라며 들썩댄다.
나 말고 다른 오고 가는 사람들.
그리고 뉴스에 나오는 공항속의 인파들.
어제 남편 후배가 필리핀에 열흘 정도 다녀왔다며 들렀다.
입으로는 돈 걱정에 해결 못하고 사는 맘 복잡한 일까지 많다던 이다.
돈 복잡하고 마음 복잡한 이의 말은 좋았단다.
아마도 살 궁리를 하러 나갔다 온 여행인듯 했다.
그래 어떻게든 살아 버텨 내야 함을 알기에
저리들 멀리 멀리 날아들 가나보다.
얼마전 부터 남편도 휴가 이야기가 잦다.
헬스장에 모인 남자들의 휴가에 살짝 상한 마음 표를 내비친다.
누구는 어디가서 뭐한다드라
얼마전에 뭐 했다드라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쩍 부러움도 많아진 모양이다.
결국엔 우린 휴가 언제가냐며 묻는다.
사실 며칠을 쉬자한들 별의미도 쉬는 것같지도 않을 뿐더러 오고가고 힘만 팽긴다 생각했었다.
나 또한 요즘 겨드랑이 밑에 숨겨둔 날개가 자꾸 삐적거려 누르고 참고 있는
중이었다.
나에게 휴식이란 쉼은 무엇이었을까.
5년전 지칠대로 지친 몸과 마음을 끌고 도망치듯 제주 한달 살기를 했었다.
죽기 일보 직전 구사일생을 토하며 했던 쉼을 잊지 않고 살았었다.
문득 지금이 그 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은근슬쩍 떠보는 질문에 눈치없는 남편은 그럴싸한 답을 주지 못한다.
휴가말야?
우리도 외국갈까?
요즘 비행기 삵이 저렴해서 공항이 미어 터진데 잖아~~~~
음~~~~
난 산 속에 한달만 쳐박혀 있다 오고 싶은데?
모든걸 계획속에 정해 놓고 움직이는 남편과는 전혀 다른 성격인 나.
가끔은 급작스런 여행을 감행해 서로의 눈쌀을 찌푸리게 할 때도 많았었다.
지금은 그나마 서로의 힘듦을 알고 어느 한쪽으로 마음을 기울여 주기도 하지만 말이다.
여전히 계획되지 않은 일정을 짜느라 여기저기 분주한 남편.
그에 비해 난 "산" 이라고 말 한마디 한게 전부다.
우리 뭐뭐 챙길까?
콩이~.
남편의 대금 선생님의 친척이 영월 산 속에서 민가를 개조한 게스트 하우스를 오픈준비중이라며 늦은 시간 문자를 보내 통화를 한다
아직 답을 얻지 못해 안달복달 하고있다.
사실 남편은 산을 무서워한다.
깜깜한것도 벌레도 뱀이라면 질색 팔색을 하는 공포영화는 아예 쳐다도 못보는 사람이다.
이번 긴 휴가를 통해 예행연습을 시켜보구 저 남자를 나무꾼으로 쓸 나의 오밀 조밀한 계획이다.
난 이번엔 절대 도망치는 휴가같은건 보내진 않을거란 마음뿐이다.
내가 선택한 쉼을 보낼것이다.
쉼을 선택하는 삶을 구다보러 떠나는 한달이다.
분명 생각의 궤도를 바꾸어 놓을 쉼이 될것이다.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시간 일지도 모를 그 시간을 용기내어 본다.
드디어 겨드랑이 밑 날개가 꿈지럭 거리며
한달 비행을 꿈꾸고 있다.
가렵다.
녀석이 하도 꿈틀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