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잤쪄?
어린 아이적에 배추 흰나비에게 건내는
아들의 인사다.
시골 살적에 저랑 나랑 둘이 큰 집을 지키고 있자니 무섭기도 적적하기도 해서 개도 키우고 닭도 키우고 칠면조도 키우고 거북이에 이어 배추밭에서 나오는 애벌레도 키우며 자랐다.
그런 시절이 있었기에 그런지 요즘 애들 답지 않게 조근조근 말랑말랑 부드럽고 온화한 편이다.
방 가운데를 기어다닐 쯤은 잠에서 깨어도 투정 한번 없이 네발로 기어나와 주방에서 일하고 있는 내 바지가랑이를 붙들며 쌩끗 하며웃는다.
그런 아이를 싱크대 위에 폴짝 들어 올려
잘잤어? 인사를 건내면 눈웃음이 까르륵 거린다.
녀석은 잠투정이라고는 백일전에 날 잠못들게 밤새 업고 흔들라 했던 시절을 빼놓고는
항상 눈웃음 치는 쬐끔한 눈이 귀여운 녀석 이다.
지금도 그 작은 눈과 도톰한 입술은 조화로이 매력적이다.
아들 이야기를 하다보니 한도 끝도 없다.
녀석은 마당밭에 날아다니는 곤충들을 좋아했다.
그중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걸 그 작은 아이가 이해 하고 좋아 하는 일이 참으로 신기했다.
매번 자고 나면 잘잤어 ? 인사를 건내며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고 나비가 되어 나르는 걸 지켜보며 자란 녀석이다
매일 그리 전하는 인사를 들으며 날개를 펴고 나비가 되어 날았다.
날개를 활짝 펴고 멀리 더 높게 높게 비상했다.
부모로 부터 건내받은 인사를 애벌레에게 건내고 나비에게 건내고 시골집 강아지에게
건내고 이른 아침 반겼하는 콩이에게 건낸다.
나는 그 인사를 아들 군대가 있는 내내도 하루도 빼놓지 않고 건냈다.
제대후 묵직히 싸들고온 편지 꾸러미가 건강히 돌아 와주어서 감사했던 날이다.
지금도 주방에서 일하는 내 등뒤로
아~ 잘잤다며 추임새 까지 들어간 아침인사를 들을때면 밤새 아무일없는 아침인사가 감사하고 고마울 뿐이다.
난 오늘도 녀석에게 묻는다.
잘 잤쪄?
엉 겁나 잘잤어~^^
오늘 아침 남편도 배를 까 뒤짚은 콩이에게 우리 콩이도 잘잤어?라며 혀 짧은 아침 인사를 건낸다.
어제 아들은 여자친구와 서천에 놀러갔다.
서천 앞바다를 바라보며
여자친구에게도 잘잤어?
물어보아주길 바란다.
잊혀지지않고 귀에서 맴맴 도는 달콤한 아침인사다.
잘잤어요?
이 말은 내 글을 아침일찍 읽어주시는 독자님께 전하는 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