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 편
이번 글은 제 퇴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퇴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 후, 걱정, 불안, 용기 등등 많은 감정이 들었고 결국 퇴사를 하게 된 과정을 적어보려 합니다.
사실 공감을 바라고 쓰는 글은 아니지만, 제 글을 보고 조금이나마 용기와 위로를 받으셨으면 합니다. 저는 항상 남들은 다 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조금 '별난 사람'인 것 같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독자분이 있다면, 이런 생각을 하는 다른 사람도 있구나!라고 생각해 주신다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작년 여름부터 이번 초여름까지의 중간중간 퇴사를 결심한 순간, 퇴사 과정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보왔습니다.
첫 번째로 결심한 순간 / 건강
저는 주짓수를 하기 때문에 관절이 건강하지 않지만, 강하긴 합니다.. 나름 체력에도 자신이 있고, 끈기와 노력도 자부했지만 건강이 안 좋아지는 건 막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수면부족으로 졸음운전을 경험했던 적도 있고, 체중이 2달 사이에 7kg 정도 빠져버렸습니다. 점점 감각이 하나씩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을 하기 위해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으며 일을 하려 했지만 이렇게 일을 하다가는 정말 큰일이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로 결심한 순간 / 반복, 고립
어느 정도 회사에 적응하니, 내가 다니는 회사는 어떤 회사이고 내가 맡은 직무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같이 일을 하는 동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알고 나서 문득 이제부터 이 모든 것이 반복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매월, 매년 같을 수는 없겠지만 내 인생의 대부분이 이곳에 묻혀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들었습니다. 물론 내가 회사에 기여하고 또 회사는 그에 맞는 보상을 하며 서로 윈윈 하는 관계가 되겠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에, 내가 회사를 떠나는 순간 남는 건 돈과 허무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 번째로 결심한 순간 / 가면, 연기
저는 내성적이진 않지만 내향인은 맞습니다. 항상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시작되면 적절히 그 거리를 유지하려 큰 에너지는 씁니다. 그렇기에 특히 위계질서가 있는 사내문화에서 적절히 인간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스스로 회사생활에 적절한 가면을 썼지만 어느 순간 스스로 연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에서 지내는 8시간은 하루의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이고, 그렇다면 내가 연기를 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이게 나 자신일까? 하는 헷갈리는 순간이 오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 3가지 순간은 직장생활을 하는 직장인이라면 모두 한 번씩은 겪고 있으며, 또 겪어보았을 순간일 겁니다. 물론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노력 와 선택을 하겠지만 어느 순간 허탈감과 허무함을 느끼며 또 하루를 버티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퇴사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를 하지만 가장 필요한 건 자신을 최악의 순간에서 스스로를 지켜내려는 '의지'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