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바람의 아들 이종범 도루 비결에 관한 영상을 보게 되었다. 잠시 보고 끄려고 했는데이종범 선수의 입담이 너무 재미있어영상을 다 보게 되었다.
모든 꿈을 나이게 맞게 일기장에 적은 오타니 선수처럼 이종범 선수도 자기 꿈을 일기장에 다 적어놓았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에는 청소년대표, 대학교 때는 국가대표, 프로 때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야구 잘하는 선수라고 그렇게 목표를 세웠다고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자기와 싸우며 노력을 했고 일기장에 그린 꿈을 이루었단다.
영상을 보고 나니 이종범 아버지께서 자기에게 해 준 말이 너무 인상 깊었다. 그 말을 평생 가슴에 새기고 이종범 선수는 자기와 싸웠다고 한다.
라이벌은 너 자신이다.
단순하지만 삶에 명쾌한 해답을 주는 이 한 문장이 나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아들 스케치북을 한 장 쭉 찢어 아들 크레파스로 커다랗게 따라 적었다. 그리고 내 보물지도 중간에 떡 붙여 놓았다. 내가 세운 목표가 희미해지고 자신이 없을 때마다 보고 보고 큰 소리 내어 따라 읽어볼 계획이다.
2022년 1월 1일이 시작되었다. 달라진 거라곤 2021에서 2022 끝자리가 1에서 2로 바뀐 게 다다. 내 마음도 1에서 2로의 전진을 꿈꾼다. 원효대사의 썩은 해골물을 상기하며 내 마음을 잡기로 한다. 춥다는 핑계, 옷 갈아입기 귀찮다는 핑계란 내 마음의 라이벌을 이겨보려고 한다.
밖으로 나와 집 주위 산책을 시작한다. 쌀쌀한 1월의 날씨에 손과 얼굴이 차갑다. 몸이 저절로 움츠려 들지만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당당하게 한 걸음 한 걸음 힘차게 대 디뎌 본다.
아파트를 한 바퀴 도니 추운 기운은 사라진다. 눈을 감으며 찬란한 첫날의 태양의 기운을 마음껏 받는다. 세상이 잠시 멈추고 나만의 세상이 시작된다.
'건강하자!' , '체력을 기르자', '1학년 이야기 투고가 성공 안 돼도 끝까지 완성해 보자!' , '재미있게 2022년 한 해 보내자!'라고 주문을 걸어본다. 첫 주문을 이루고 싶은 마음에 아주 천천히 뜀박질도 해 본다.
집에 들어오니 어제저녁에 먹은 설거지가 싱크대에 한 가득이다. 깨끗하게 설거지를 하고 나니 내 마음이 새롭다. 미리 불려놓은 떡과 팔팔 끓인 멸치 육수를 가지고 새해 첫날 기념으로 떡국을 만들어 보기로 한다.계란 지단도 만들고 봉지 김을 꺼내 가위로 자르고 남은 고기 몇 점도 구워서 떡국에 쓸 재료를 만든다.
짜잔! 떡국이 완성되었다. 우리 아내 떡국을 보더니 "떡국 끓였어?" 하며 살며시 뽀뽀도 해 준다. 아내와 딸 아들 모두 잘 먹으니 아침부터 뿌듯하다. 내 자신의 라이벌인 게으름을 이겼더니 운동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맛있는 떡국도 만들었다.
게으름, 안일함, 핑계라는 내 라이벌을 이기고 내 목표를 위해 2022년 한 해 나 자신과 열심히 싸워야겠다. 바람의 신 이종범 야구선수를 있게 한 '라이벌은 너자신이다.'를 떠올리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