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후배한테 배웠던 카드놀이 '달무티'를 동료 선생님들에게 알려줬다. "선생님, 이거 진짜 재밌어요! 아이들 숫자 가르쳐 주기에도 딱 좋고, 가족끼리 놀기에도 딱 좋아요!" 란 나의 말에 약간 경계심을 가지고 있던 선생님들이 하나 둘 모여드신다. 확실히 선생님들이라 이해력이 정말 빠르시다. 아이들 이해하는 속도 곱하기 100이다. 속이 다 시원하다. 하하하하.
"저희가 4명이니 펼친 카드 중에서 20장씩 가지면 됩니다. 손에서 카드 다 내려놓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고요. 숫자는 1은 한 장, 2는 두 장, 3은 세장.... 12는 12장까지 총 80장 있습니다. 선이 내려놓는 카드 숫자보다 작은 숫자를 내려놓아야 하고요, 중요한 건 장 수도 똑같아야 합니다. 없으면 패스하시면 되고, 다시 선을 잡는 사람이 놓고 싶은 카드를 내려놓으면 됩니다."
아이들에게 가르쳐줬던 연습게임이 20분 걸렸다면 선생님들 가르쳐줬던 연습게임은 10분이 채 안 돼서 끝이 났다. 처음 하시는 선생님 한 분께서 1등을 하시더니 "오! 이거 재미있는데요!" 하신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카드 게임에 선생님들이랑 더 친해진 기분이 든다. 뭔가를 배워서 알려주고 다른 분들이 좋아해 주시니 내가 다 기쁘다. 배워서 남주는 기쁨에 속으로 뭔가 보람차다.
자리에서 일어서려는데 "선생님, 저 번에 산 팽이 좀 빌려주세요!"라고 옆반 선생님이 내게 묻는다. "네, 당연히 되죠!"라는 나의 말에 "오늘 민속놀이 총출동이라 팽이까지 한 번 해 보려고요! 선생님 너무 고맙습니다!" 그러신다. "아이고 별말씀을" 하고 말은 했는데 역시 속으로 기분이 좋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직접 팽이를 돌리게 하고 싶어 샀던 팽이가 이렇게 다른 반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니 역시 내가 내린 판단과 결정에 뿌듯해진다.
아침부터 선생님들에게 달무티 카드 게임을 가르쳐줘서 기분이 좋고, 팽이를 빌려줘서 기분이 좋다. 내가 이렇게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순간들에 살아있음을 느낀다. 역시 난 배워서 남 주는 사람인가 보다. 지금도 내 글을 읽고 달무티를 한 번 꼭 해 보는 사람이 생겼으면 좋겠다. 남은 인생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고 그렇게 살 거다. 인생 뭐 별것 있나? 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