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확진 문자 받다, 아내와 아이들은 PCR 검사를 받다.

제주살이 16일차

by 도도쌤

"콜록콜록..."

"크으윽 큭 큭..."


집이 죽었다.

그 생기 넘치던 집이 한순간에 폐허가 되어버렸다.


아내도 '콜록'

딸도 '크으윽 큭'

아들도 '큭큭큭 큭큭큭'


기침소리가 하하하 호호호 웃던 집안 분위기를

쏵 한 순간에 어둠으로 바꿔버렸다.


가래가 모두의 목을 지배해버렸다.

아들내민 목소리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밤새 고열과 한기에 시달리다

아침이 되니 정신이 든 아내와 나다.


일어섰는데도 몸이 비틀거린다.

밥을 겨우 해서 콩나물국에 말아 김치와 먹는다.


먹고 나서 약을 먹으니 그나마 열이 떨어진다.

아내도 밥심과 약심으로 밀린 빨래를 한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짠 하다.


그렇게 애가 타게 기다리던 문자가

드디어 도착했다.


'확진'이란다.

뭐 예상은 했지만...


받아들이려니

쉽지가 않다.


가족 한 명이 확진이면

나머지도 3일 이내에 검사를 하라고 한다.


아내 힘내서 딸과 아들을 데리고

보건소에 가서 pcr 검사를 하고 왔다.


우리 가족 4명 똑같은 증상(고열, 기침, 가래, 오한, 두통, 무기력)이라 내일 결과도 불을 보듯 뻔하다.


어젯밤이 아내와 나 고비였다면

오늘 밤은 딸과 아들의 고비가 될 듯하다.


그렇게 맛있게 먹던 저녁도 입맛이 없다며

먹지를 않는다.


체온계를 열을 재니 둘 다 38.8에 38.5다.

해열제를 먹여도 몸이 뜨끈뜨끈하다.


'힘내! 우리 아들딸'

마음속으로 빌어본다.




제주도 내려와서 2주 동안 재미있게 잘 지냈는데 코로나에 걸려 1주 동안 집에 꼼짝 못 하고 있어야 한다.


아내와 나

이럴 때일수록 더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제주도 와서 코로나 걸릴 줄 전혀 상상을 못 해 봤다.

역시 인생은 한 모퉁이를 지나면 뭐가 나올지 알 수 없는 모양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