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아이 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도쌤 Mar 31. 2022

"아빠, 놀아줘~~"

아빠 육아일기

아이에게 놀이란 만들고 허물고, 죽었다 다시 살아나는 과정의 반복이다. 이 과정에서 점점 발전하고 성장한다. <엄마의 말공부, p247>


아! 아침이 오면 두렵다. 전날 저녁 8시 30분에 잠든 아들내미 다음날 아침 7시도 안 돼서 자고 있는 내게 달려와서 사정없이 나를 깨운다. (사실 거의 12시간을 잤으니 날 깨우는 건 당연하다.)


"아빠, 놀아줘~~~"

"아빠, 놀아줘~~~"


아! 자고 있는 척도 이젠 안 통한다. 조금만 자는 척하면 그새 이런다.


"아빠, 자는 척하는 거 다 알아요. 일어나요~~~"

'헉' 할 말이 없다.


"아빠 조금만 더 자면 안 돼?"

"안돼! 어서 일어나!"

"아들! 근데 뭐하고 놀 거야?"

"일단 내 방에 오면 알아요!"


"휴~~~" 이젠 진짜 일어나야 한다. 안 일어났다간 무슨 원망을 하루 종일 들을지 모른다. 전날 아들자고 나도 잠들어 새벽 2시에 일어나 3시간 글 쓰고 다시 잠들었는데 일어나기가 버겁다. 눈이 안 떠진다.


"아들, 뭐 하고 놀 거야?"

"레고로 로봇 만들 거예요."

"아빤, 여기 가만히 앉아 있으면 돼?"

"아빠도 로봇 하나 만들어 줘요."

"그래. 알았어. 하나만 만들고 아빠 아침 준비하러 가면 되겠지?'

"네! 좋아요!"


그렇게 아들과 협상이 끝났다. 만드는 건 사실 아들이 나보다 훨씬 낫다. 그래도 기어코 아빠랑 같이 만들고 싶은 모양이다. 아들이 만든 로봇과 전시된 로봇을 보며 레고를 하나하나 조립한다. 머리, 몸통, 팔, 다리 그리고 총을 붙이니 로봇 모양이 나왔다. '어! 내가 생각해도 좀 멋진데!' 생각하며 아들에게 보여주니 아들 이런다.

아들과 내가 만든 로봇과 비행기


"아빠, 좀 만드네요. 멋져요!"


우리 아들 쿨하게 칭찬한다. 아들한테 칭찬받으니 아침부터 기분이 좋다.


"아들, 아빠 이제 밥하러 간다. 알겠지?'

"네! 아빠 밥 하는 동안 로봇 하나 더 만들게요. 다 만드면 보세요."

"그래. 아들 파이팅!"


그렇게 아들 방에서 탈출했다. "휴~~~" 아들내미 아침부터 아빠랑 같이 로봇 만들면서 같이 놀고 싶은 모양이다. 아침밥을 다 할 때쯤 아들내미 "아빠! 아빠" 소리치며 쪼르르 달려 나온다.


"아빠, 이거 제가 만든 거예요. 멋지죠?"

"우와!! 아들, 이거 멋진데. 이거 어떤 로봇이야?"

"이건, 도마뱀 로봇이에요. 이거 이단 합체도 된다요. 보세요."

전에 만든 비행기랑 합치는데 아들 뿌듯해한다. 내가 봐도 멋있다.


유치원에 가 있는 아들내미 방에 로봇 사진 찍으러 가 본다. 레고 블록으로 방이 초토화되었다. 어지럽다.


그런데 아들과 같이 만들어 보니 역시 레고 블록이 어지럽게 있어야 고르기 쉽다. 이해가 간다. 치우라고 안 해야겠다. 아들내미 때문에 당분간 아침 일찍 일어나 로봇과 비행기를 같이 만들어야겠다. 하하하하하.



매거진의 이전글 "아들, 샤워하러 가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