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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쌤 Aug 15. 2023

7살 아들이 가르쳐준 광복절의 의미

"아빠, 오늘 광복절 아니에요?"

"맞는데."

"그럼, 태극기 달아야죠!"


7살 아들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다. 광복절보다 휴일이라는 목적이 커져 태극기 하나 달기도 귀찮아지는 내가 되어버렸다. 분명히 눈 뜨자마자 이웃블로그에서 태극기 단 모습도 봤는데 극기 달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아들의 말에 속으로 뜨끔했다.


"아빠, 태극기 어디 있어요?"

"잘 모르겠는데..."

"아빠, 저 알아요."

그러면서 아들은 잽싸게 신발장으로 가서는 파란 태극기 함을 가져온다. 나도 기억 못 하는 태극기함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던 아들이다.


"아빠, 이거 어떻게 묶어요? 모르겠어요."

"우리 아들 종이로 펭이 접는 것보다 쉬우니 한번 해 봐. 아빠가 봉은 만들어 줄게."


봉을 만들어줬더니 "아, 이제 알겠어요"라고 하는 아들내미, 끈 묶는 건 어디서 배웠는지 태극기 구멍에 끈을 넣어서 봉에다 잘 묶는다.


"아들, 바람에 태극기 날아갈 수 있으니 꽉 묶어요."

"네."

"그런데, 아들, 광복절이 무슨 날인지 알아요?"

혹시나 하고 물어봤는데 나보다 더 정확히 아는 아들이다.


"일본한테 빼앗긴 한국을 되찾은 날이에요."


아들의 답변에 속으로 아빠가 정말 미안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소중한 날인데 어른인 내가 먼저 태극기도 달지도 않고 귀찮다고만 생각만 해서 말이다.


다 만든 태극기를 창밖 국기봉에 다니 태극기가 바람에 세게 펄럭펄럭 거린다. 아들이 갑자기 "아빠, 저기도 달았어요. 저기도요." 하면서 신나 한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도 외친다.


태극기를 스스로 달아서 뿌듯해하며 웃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태극기를 달았으니 이참에 광복절의 의미를 잘 알고 있는지도 물어본다.


"아들, 한국이 나라를 되찾아서 좋아?"

"응."

"얼마만큼 좋아?"

"지구만큼 좋아" 라며 큰 원을 그린다.

"왜 지구만큼 좋아?"라고 물었더니 아들 답변에 짠해진다.


"한국이 없으면 나도 안 태어났을 거야!"


아들이 그렇게까지 나라의 소중함을 알고 있을 거란 생각을 못했다. 그렇게 말하는 아들이 참 멋있어 보였다. 아무렴 우리나라를 되찾지 않았다면 아들말처럼 나도 없고 아들도 없을지도 모른다. 광복절이 없었다많은 사람이 안 태어났을 만큼 소중한 날인데 아빠는 귀찮다는 핑계로 태극기도 선뜻 달지 않았으니 얼마나 못난 아빤가.


"아빠, 태극기가 떨어질 것 같아요."라고 하는 아들. 아들이 묶어 힘이 없어 다시 세게 묶어 걸어줬다. 라를 다시 찾은 날인 광복절의 소중함을 아들 때문에 다시 알게 되었다. 하늘이 유난히 파란 하늘이다. 소중한 대한민국이다. 오늘은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의미에서 꼭 태극기를 달자. 나라가 있기에 나도 있다. 소중한 대한민국을 오늘은 꼭 생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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