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하늘을 올려다본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하루라도 하늘을 보지 않으면 어색하다. 아침 산책할 때 한 번 보고, 점심 먹고 운동장 돌면서 보고, 저녁 퇴근하면서 버스 정류장에서 본다. 세 번은 꼭 보는데 중간중간 보는 것 합치면 하루에 열 번 이상은 하늘을 보는 것 같다.
왜 하늘을 보느냐고? 그냥 본다. 하늘이 보이니까 본다. 그런데 스쳐 지나가듯이 그냥 보는 건 아니다. 오랫동안 머금어본다. 맛 좋은 음식 향을 음미하듯 하늘도 그렇게 쳐다보면 하늘 보는 맛이 제법 난다. 아침 산책하다 바라본 하늘은 은은한 맛, 점심 먹고 운동장 돌며 본 하늘은 봄처럼 상큼한 맛, 퇴근 후 바라보는 해 질 녘 하늘은 뭐라 설명이 안 되는 아련한 맛이다.
그런 하늘을 볼 때면 세상이 일시 정지되고, 하늘이 오직 나를 위해서만 축복해 주는 것 같아 아주 아주 행복하다. 몇 초면 되는 이 행복한 일을 매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저 좋아서 틈나는 대로 하늘을 본다. 기운이 저절로 솟아난다.
아침 산책하다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서 제이슨 므라즈의 노래 <I am yours> 노래 가사가 흘러나온다.
“Open up your mind and see like me.
Open up your plans and damn you're free
Look into your heart and
you'll find that the sky is yours~~~~~~.”
부르면 부를수록 기분 좋아지는 노래 가사다. 특히 마지막 가사인 ‘the sky is yours’ 부분에서는 지금 보고 있는 하늘이 내 것인 것처럼 소리쳐 부른다. 속이 다 시원해진다.
하늘이 내 것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상상도 못 할 전율이 내 몸에 찌릿찌릿 흘렀다. 그래 이 넓은 하늘은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보는 이의 것이었다. 상식을 깬 그 가사에 정신이 번쩍 들었었다. 그래서 그런지 드넓은 하늘을 볼 때면 마음만은 넓고 행복해지자며 “the sky is yours”를 더 소리 높여 부르는지도 모른다.
내 노랫소리에 하늘도 응답했는지 쉬지 않고 미술 작품을 만들어냈다. 하늘은 검정과 회색으로 수묵화를 만들어내더니 이내 곧 파란 물감을 뿌려놓았다. 그리곤 붉은 태양 빛에 구름이 오묘한 분홍빛으로 물들었다. 그 파란 세상에 새끼돌고래 한 마리가 태어나 세상을 보고 싶다며 파란 바다를 헤엄쳐갔다.
아침부터 하늘을 내 눈과 마음에 넣었더니 눈이 시원해지고 마음이 탁 트였다. 하늘을 보는 몇 초간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마음 부자가 됐다. 가진 것이 없어도 하늘은 여러분의 것이다. 그 하늘을 보며 아름다워지고 여유로워지며 행복해지자. 지친 일상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