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에게 주는 선물 #1 온천

by 도도쌤


그런 생각을 했다. 나에게 매일 새로운 선물을 주면 나도 기쁘고 내 인생도 참 기쁠 것 같다는. 더 나아가 선물이 차곡차곡 쌓여서 책으로 나온다면 그것도 참 의미 있을 거라고.


그럼, 오늘 나에게 주는 선물은 뭐가 좋을까 생각하다 결정했다. 이 추운 겨울날 생각하면 바로 떠오르는 '온천'이다.


그 따뜻한 물속에 몸을 가만히 담그고만 있어도 세상 걱정할 일이 없이 좋은 온천. 그 순간 그 따뜻함 그 자체로 나에겐 몸과 마음이 치유되니 이 보다 더 좋은 선물이 어디 있으랴!


온천이라는 선물을 준다고 생각하니 온천 가는 발걸음이 구름 위로 날아가듯 가볍다. 그럼 현실은 어땠을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고 하는데 이건 뭐 정반대다. 기대보다 현실이 더 흥미진진하다. 누구 하나 방해 없이 나 홀로 따뜻한 물속에 있으니 고요 그 자체다. 눈을 감는다. 평온 그 자체다. 샤샤샤 끊임없이 올라오는 공기 방울의 움직임이 재미있기까지 하다.


내가 사랑하는 노천탕에도 가 본다. 머리는 차가운데 몸은 따뜻해지니 이런 이상적인 조합이 또 없다. 뜨거운 물속에만 있으면 지루해지기 쉬운데 이건 있으면 있을수록 더 있고 싶어진다. 나에게 이 정도는 선물을 해줘야지, 학기 내내 아이들이랑 얼마나 고생했는데, 하며 나를 위로한다.


머리가 차가워지니 머리가 아주 상쾌하고 맑아진다. 그러다 난 뭐 하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뭐 하는 사람일까? 그냥 교사인가? 그냥 아빠인가? 그냥 살아가는 한 인간인가? 그런 생각말이다.


그러다 번쩍한다. 나는 생각하는 사람이지,라고. 그러면서, 걸어 다니고 산책하는 걸 좋아하니까 걷는 사람이네. 또, 도와주는 걸 좋아하니 도와주는 사람이네. 그렇게 홀로 노천탕에서 나는 무슨 사람인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되나를 생각하다 10가지 나를 만나게 되었다.


생각하는 사람,

걷는 사람,

달리는 사람,

도와주는 사람,

도전하는 사람,

주는 사람,

호기심이 가득한 사람,

기록하는 사람,

여행하는 사람,

그리고 나라는 특별한 사람.


나에게 그냥 온천이라는 선물을 주러 왔는데 생각지도 않게 미래의 멋진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 이런 열 가지의 사람이 되도록 평소 여유 있게 생각하며 절제하고 도전하며 기록하며 살기로 한다.


나에게 주는 첫 번째 선물인 온천. 그 온천 덕분에 정말로 오늘 하루가 즐거웠고 의미 있었다. 내일의 나는 나에게 어떤 즐거운 선물을 주며 하루를 살아갈까? 생각만 해도 설레는 하루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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