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알싸한 한약 냄새가 떠오른다. 냄새만 맡아도 뭔가 통증이 다 낫는 느낌이 드는 그 향긋함이 참 좋다. 어릴 때도 그랬다. 엄마가 정성스럽게 고아서 짠 한약은 쓰지만 달콤했다. 마시면 어느새 튼튼해진 느낌이 들어 참 좋았다.
어른이 되니 이곳저곳이 아프다. 치아 치료를 하고 기분 좋게 집에 가려고 하는데 같은 층에 한의원이 보이는 게 아닌가! 그냥 지나치려다 한의원에서 풍기는 한약향이 나를 붙잡는다. 네 몸 좀 돌보라고.
잘 생각해 보니, 평소 뒷목이 뻐근해 머리까지 아파서 고생하고 있었는데 잘됐다 싶었다. 오늘 그래, 치아도 치료하고, 뒷목도 같이 치료해 보자, 오늘 나에게 주는 선물은 한의원이라, 생각하고 처음 가는 한의원 문을 용기 내어 힘차게 밀고 들어가 본다.
뒷목이 뻐근하고 두통이 있어 왔다고 하니 담당자분께서 친절하게 물리치료실로 나를 안내해 주신다. 침대에 눕기만 했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진다. 물리치료를 하나도 받지 않았는데 그저 누워있는 것만으로 힐링이 된다.
이어, 의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내 뒷목 이곳저곳 누르면서 아픈 곳을 확인해 주신다. 그러고는 침을 콕콕 몇 방 놓아주시는데 그게 뭐라고 시원하다. 침을 맞은 채 레이저 치료를 몇 분간 해 주시니 꿀맛같이 행복하다. 고생한 내 뒷목을 평소 제대로 만져주지도 않고 늘 괜찮겠지 하며 업무만 했는데 고생한 어깨와 뒷목에게 왠지 미안한 생각이 가득 들었다.
이어 전기치료도 하고, 체외충격 치료도 하니 왼쪽 뒷목이 한결 시원해졌다.
마지막으로 의사 선생님께서 직접 뒷목 푸는 방법을 몇 개 알려주신다. 뒷목 승모근 쪽을 엄지로 세게 자주 눌러 주라고 말하며 직접해 주시는데 아프면서 시원하다. 그렇게 그 상태에서 목을 왼쪽으로 몇 초간 있고, 오른쪽으로 몇 초간 있으니 아팠던 부위가 개운해진다.
어깨도 마찬가지다. 내 어깨가 그렇게 많이 뭉쳐있는지 처음 알았다. 두 손으로 양 어깨를 눌러주는데 얼마나 아픈지 악악악 소리가 나와서 심하게 부끄러울 정도였다. 컴퓨터 작업을 오래 하면서 어깨가 심하게 뭉쳐있었나 보다. 어깨를 자주 돌려주고 가슴을 펴고 걸으라고 의사 선생님께서 알려주신다.
40여분 정도의 한의원에서의 물리치료가 나에겐 뜻밖의 큰 선물이었다. 내 몸을 잘 돌보라는 큰 신호였다. 어깨를 펴고 걸으니 한결 목이 편하다. 승모근을 엄지로 눌러주며 왼쪽 오른쪽으로 돌려주니 목이 한결 시원하다. 그날 저녁 아내에게도 어깨와 목을 주물러줬더니 아내도 시원하다며 좋단다.
내 마음만 잘 돌보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내 몸을 잘 돌보는 것이 더 중요해진 나이가 돼 버렸다. 자주 뒷목과 어깨를 풀어주는 게 필요함을 느낀 한의원에서의 큰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