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국숫집이 생겼다. 그런데 걱정이 살짝 들었다. 왜냐하면 그 자리에 있던 가게들이 금방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이번만은 제발 오래가라, 내가 좋아하는 비빔밥에 갈비탕까지 있으니, 종종 자주 먹으러 갈게, 제발 오래가라고 속으로 빌었다.
내 바람이 그 가게에 닿은 것일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한 달 사이에 웨이팅이 생겼다. 이제는 먹고 싶어도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는 동네 맛집이 되어 버렸다.
가게 오픈하고 아이들이랑 같이 한 번 갔는데 아이들이 대만족을 했다. 다양한 야채가 가득한 국수와 육수는 내 맘을 사로잡았고, 갈비국밥을 호로록 다 원 샷 하는 아들딸 모습을 보니, 이 가게 오래갈 수 있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국수를 나에게 선물하기로 한다. 점심을 쫌 일찍 먹고 오후 3시쯤 느지막이 국숫집에 가니 가게가 한산하다. 점심시간은 분명히 많은 사람으로 인해 시끌벅적했을 간데 조용한 가게에서 혼자서 국수 먹을 생각을 하니 좋다. 창 밖 풍경도 다 아름답고 여유 있어 보이기까지 하다.
주문한 지 5분 만에 국수가 나왔다. 이 집 국수의 특징은 다양한 종류의 야채가 많은 거다. 볶은 양파, 살짝 데친 당근, 김, 살짝 데친 애호박과 배추까지. 온갖 종류의 야채를 보기만 해도 행복한데 먹기까지 할 수 있으니 내 몸이 절로 건강해지는 것 같았다.
야채뿐만이 어니다. 육수가 끝내준다. 아이들하고 같이 가도 "아빠, 육수 좀 주세요."라고 말할 정도로 따뜻하고 찐한 육수가 맛의 킥일 정도다. 물론, 가격도 6500원이면 저렴해서 무척이나 마음에 들고.
평소 잘 못 해 먹는 야채도 먹고, 찐한 육수도 먹으니,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 행복이 별 것 없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 하나면 이렇게나 행복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한 그릇 뚝딱 다 비우고, 가게 문을 나서며 "고맙습니다."라고 크게 인사한다.
그렇게 오늘도 나에게 국수라는 선물을 주었다. 하루하루 나에게 주는 선물 덕에 행복해지는 요즘. 사소한 것이지만 자신에게 선물을 한 번 주면 어떨까? 내일은 내일의 나에게 어떤 선물을 줄지 궁금해지는 매일매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