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비행기 타고 싶다. 얼마나 재미있을까?"

아빠 육아일기

by 도도쌤

"아빠, 언제 비행기 타러 가요?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해요? 너무 심심해에에에."


5시 30분 비행기. 너무 서둘렀나 공항에 도착하니 3시 50분이다. 기다린 지 벌써 30분째. 몸을 베베 꼬으며 의자에 누웠다 앉았다 계속 징징거리는 딸이다. 너무 심심해 공항을 한 바퀴 돌아본다. 도넛 가게 발견. 갑자기 딸 배고프단다. 도넛과 음료를 사서 공항 밖 사람이 없는 곳에서 먹는다. 안 사줬으면 큰일 날뻔했다. 진짜 배고팠는지 순간 도넛이 다 사라졌다. 아주 맛있게 먹더니 아들 딸 다시 살아났다. 우리 아들 누나한 이런다.


"빨리 비행기 타고 싶다. 얼마나 재미있을까?"


도넛을 맛있게 먹고 다시 공항으로 들어간다. 비행기 수속 시작이다. 짐 검사와 몸 검사를 한다. 아들 딸 신기한지 사람 모양 있는 곳에 가서 그 모양을 직접 따라 한다. 수속을 마치고 의자에 앉아 다시 기다린다. 심심해하는 아이들이다. 비행기 보러 가자고 창문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간다.

"아빠 어느 비행기 우리 타?"

"저기 보여?"

"어, 진짜 크다."

"우와~아빠 저기 봐요~이상한 자동차도 엄청 많아요!"

한참 동안 비행기를 보고 저희들끼리 행기 놀이를 한다.

시간이 되어 티켓팅을 하고 버스를 타고 비행기에 탑승한다. 2년 전 세부 갈 때가 갑자기 떠오른다. 그 당시 3살 아들내미 1시간 넘게 울어 장모님이 포대기로 업고 그 좁은 비행기 안을 몇십 바퀴를 돌아다녔는지 모른다. 5살 아들 오늘은 잘 해낼 수 있을까? 타자마자 신났는지 연신 혼잣말을 한다.


"우리가 날면, 우리가 날개가 있어서 나는 것 같을까?"


창가에 앉은 우리 아들 신나서 비행기 밖을 보며 연신 감탄 중인데 우리 딸내미 뭔가 불안한지 내게 이런다.


"안전벨트 아빠 너무 헐렁해요."


안전벨트 하라고 말도 안 했는데 비행기 앉자마자 한 딸이다. 딸 말대로 보니 많이 헐렁하다. 비행기가 곧 움직일 건데 안전벨트가 제대로 안 되어 있으니 불안했던 모양이다. 얼른 벨트를 조여준다. 조금 여유를 두고 해 주니 더 쪼으라고 한다. "너무 꽉하면 답답할 건데 딸 괜찮아?" 걱정돼서 물으니 이런다.

"갑자기 풀리면 어떡해요?"

딸 말이 맞다. 갑자기 풀리면 큰일 난다.


우리 아들 연신 싱글벙글하다.

"우리가 비행기를 탄다니~~~"

"비행기 엄청 멋있다."


뭔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딸 대뜸 이런다.

"이거 운전 누가 하는 거야? 운전대 앞에 있어요?"

운전하는 사람이 안 보이니 뭔가 불안했던 모양이다. 내가 알려준다.

"비행기 조종사가 하지. 조종실이 따로 맨 앞에 있어요."

그러니 딸이 그런다.

"비행기를 조종하는 사람이 누굴까요? 이름이 누굴까요? 도대체 누굴까? 궁금해. 진짜 궁금해."

"아~나중에 조종사님이 자기소개를 할 거야! 그때 들으면 알 수 있어!" 딸의 불안한 마음을 다독여준다.


"언제 출발해요? 언제 출발해요? 지금? 이제?"

비행기를 탔는데 비행기가 안 움직이고 있으니 아들내미 언제 가는지 큰 소리로 물어본다. 큰 소리 내지 말고 조용히 하라고 검지 손가락을 마스크에 갖다 대며 "쉬" 한다. 들도 마스크에 손가락을 가져가 "쉬" 하며 그새 따라 한다.


"아들 딸 비행기 이제 움직이네."

"와! 와! 움직인다."

"윙 커다란 소리가 나다 슝 달려가서 몸이 이렇게 붕 뜰 거야!" 내가 손 모양으로 비행기가 뜨는 모습을 알려준다. 그걸 보고 따라 하는 우리 아들 딸이다. 혹시나 출발 비행기 소리에 출발 비행기 속도에 당황해서 울지는 않을까 불안하다. 그래서 계속 말을 붙여준다. 우리 딸 슬며시 내 손을 잡는다.



비행기가 굉음을 내며 전력으로 달려더니 스윽 떠오른다. 아들 딸 두 눈이 커졌다. 저거들도 신기한가 보다. 사실 난 이 순간이 너무 무섭다. 무섭지만 말도 못 하는 나다. 구름 위를 단숨에 올라가는 비행기다.

"천국 같아요!"

우리 딸 아주 표현력이 좋다. 구름들이 막 떠다니 아들 한 술 더 뜬다.

"솜사탕은 구름으로 만들어진 거예요?" 이런다.

"설탕이랑 막대기로 만들었지. 어이구." 우리 딸 팩트를 바로 날려버린다.

"솜사탕은 설탕이랑 막대기로 만들었지. 맞지 누나?"라고 바로 말 바꾸는 아들내미다. 누나가 그냥 우상 그 자체다.


조금 더 비행기가 떠오르니 망망대해다.

"하늘이 바다 같아요."

이번에는 아들내미가 그런다. 창 밖을 보며 미니 배도 보고 미니 섬도 유심히 관찰하는 아들이다.


코로나에 비행기 이륙에 걱정이 많았는데 오히려 그 상황을 즐기는 아들 딸이다. 덕분에 나도 아들 딸 질문 답해주어 가면서 재미있게 30분 정도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가 도착하자마자 아들 이런다.


"여기 아까 우리가 출발했던 곳인데 다시 왔네."

"하하하! 아들 여긴 제주도 공항이야. 아까는 부산 공항이고. 모양이 비슷하지?"


얼마 만에 제주돈가?

그런데 별 감흥이 없다.

혼자서 아들 딸 둘 데리고 무사히 제주도에 착한 것만으로 만족한다. 그게 더 큰 감흥이 아니겠는가?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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