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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쌤 Nov 17. 2021

"그럼, 소시지 주스 좋아해요?"

아빠 육아일기

다섯 살 아들, 여섯 살 딸, 둘 데리고 어린이집에서 집으로 걸어오는 길. 지하철역 한 거장인데 아주 멀게 느껴진다. 그 긴 시간 걸어오면서 아이들도 심심한지 별의별 질문을 다 한다. 최근에 하는 질문들이 참 웃기다. 아들내미 질문하면서, 뭐가 그리 재미있는 상상을 하는지, 계속 웃는다.


"아빠, 소시지 좋아해요?"

"음.. 많이는 아니지만 좋아하지!"

"그럼, 아빠! 주스 좋아해요?"

"아빠 주스 좋아하지."


"그럼, 소시지 주스 좋아해요?"

"소시지를 갈아 만든 주스야? 아빤 못 먹겠는데..."

"소시지 주스! 하하하하하! "

"크크크크크크크"

아들 딸 완전 빵 터졌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계속해서 이상한 단어 조합을 만든다. 이젠 딸 차례다.

"아빠, 닭 좋아해요?"

"음. 먹는 거론 안 좋아하는데 키우는 거로는 좋아하지!"

"그럼, 아빠! 개 좋아해요?"

"좋아하지. 개 키우는 거 좋아해!"


"그럼, 개닭 좋아해요?"

"뭐????"

"개닭이요."

"개닭은 어떤 거야? 어떻게 생긴 거야?"

"머리는 닭이고, 몸통은 개에요."

"뭐?"

"개닭이래 개닭이래!!! 하하하하하"

아들내민 "개닭, 개닭"하면서 끄억끄억 넘어간다. 개닭 실제 생김새를 상상하니 너무 재미있나 보다. 웃다가 기어이 길바닥에 넘어지고 만다.


개닭 이후로 기린악어, 돼지양 등 별의별 상상동물이 다 만들어진다. 동물이 이젠 재미없어졌는지 음식으로 넘어왔다. 역시나 희한한 음식들이 등장한다. 오렌지양파, 사과밥, 파프리카피, 셀 수 없는 이상한 음식을 집에 오면서 만들었다.


어쩌면 그냥 아무것도 아닌 이 시간인 것 같지만, 생각해보니 아이들과 말로 소통도 하고, 즐겁게 웃고, 상상력도 키운 아주 알찬 시간이었다. 한 동안 단어 조합계속할 것 같다.


개닭, 소시지주스를 실제로 상상해보니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온다. 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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