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알파고 어디에 있어요? 저 알파고에 들어가고 싶어요."
한 아이가 기대에 찬 눈으로 질문을 한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에 대해 알고 있는 몇명의 아이들은 웃고 나머지 아이들은 어떨떨 이해를 못하고 있다.
우리 반 아이들은 19명이다.
해가 갈수록 저출산 고령화의 현실이 뚜벅뚜벅 교실로 들어온다.
15년 전 그때는 49명의 학생이 교실에 앉아 있었는데,
30여 명의 학생이 줄었다.
학교가 없어질 수 도 있겠다...
2025년까지 910만 개 일자리 가 없어진다고 한다.
2015년 8월 4일 미국 연구기관 포레스터 리서치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자동화 로봇의 일자리 대체로 미국 내 일자리 2270만 개가 사라진다고 한다.
현재 미국 전체 일자리 수의 16%에 해당한다. 보고서는 “이 기간에 새로운 직장이 생겨 일자리 감소분의 일부를 상쇄하겠지만 이를 고려해도 910만 개의 일자리 순(純)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봇 패션모델이 화려한 패션쇼장에서 최신 유행 옷을 걸치고 실수 없이 ‘워킹’을 선보이고, 로봇 텔레마케터가 고객의 복잡한 질문에도 정확한 수치를 들며 새 금융 상품의 장점을 설명한다. 테니스 경기에서 테니스공이 경계선 위에 떨어졌을 때 로봇 심판이 순식간에 ‘인(in)’인지 ‘아웃(out)’인지 가려낸다. 멀지 않은 미래에 보게 될 ‘로봇 직장인’들의 일터 모습이다. 컴퓨터와 로봇 제어 기술이 점점 정교해지면서 로봇이 인간들 직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출처: 조선일보 2015.8.27 로봇에게 가장 먼저 빼앗길 일자리는 '테레마켓터' 기사 )
물론 지금도 집에서 충분히 동영상을 보고 공부할 수 있다. 홈스쿨링을 통해 집에서 자유롭게 공부하는 학생들이 외국에는 많다고 들었다. 엄마표 영어와 엄마표 공부에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
과연 학교의 의무란 무엇인가..
학교 교사만이 감당할 수 있는 교육이란
음악시간에 '고사리 대사리 꺾자'를 부렀다. 시김새가 무엇인지 배우고, 고사리를 꺾어서 아버지께, 어머니께 가져다 드리는 전래 동요속 친구처럼 효녀 효자가 되자고 함께 의지도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으로 강강술래 중에 '덕석 몰기'와 '덕석 풀기'놀이를 남자팀 여자팀으로 나누어, 가르치고 서로 동작 맞추기 활동을 한다.
여기저기서 싸움과 다툼이 일어난다. 네가 손을 꽉 잡아서 아프다. 세게 돌리지 말아라, 그렇게 덕석을 마는 것이 아니다. 등....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다. 마음이 상한 아이들이 생겼다. 남자 회장이 울기 시작한다..
반면 한 팀에서는 서로 격려하고, 괜찮다고 말하며 서로 협동심을 발휘한다.
아이들을 아무 말 없이 지켜본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해결방안을 찾아보길 바라며..
미션 수행 시간 타임은 흘러가고, 마침내 아이들은 의견을 모았다.
요즘 아이들은 '협동', '배려', '공감', '참여', '소통'이 부족하다고 한다.
이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라 인성교육진흥법으로도 수립되었고,
지금 내 손에는 2016 서울 인성교육 시행계획의 공문이 들려 있다.
사회적으로 협동, 소통, 참여, 공감이 결핍된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핵가족화 시대, 빠름을 강조하는 시대, 성장을 강조하는 시대, 개인주의적 이기주의가 만연하다.
아이들은 협동 보다는, 배려보다는 실력, 공부 성적을 강조하는 곳으로 떠밀려 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인성이 나락으로 떨어진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학교는 사회에서 학원에서 가정에서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의 장소이다.
우리 반에서는
단체 활동, 모둠활동 협동활동에 중점을 두고자 노력한다.
앞으로 모두 함께하는 체험, 실천적 수업을 많이 하려고 다짐한다.
서로 부딪히고, 생각을 나누고 토의와 토론하는 수업에 집중하고 싶다.
공부만이 다가 아니라, 친구의 마음을 돌보고 함께 교실을 정리하고, 학교를 , 마을을 , 주변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는 아이들로 가르치고 싶다.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넓고 깊은 배움이 우리 반에서 꽃 피우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