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아빠 관찰기록 8.

엄마 잘 챙겨드려라

by 요를레희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자식인 우리를 만나는 어른들은 하나같이 같은 말씀을 하셨다.


"엄마 잘 챙겨드려라"


예전에 어떤 통계에서 암과 비슷한 고통이 배우자와의 사별이라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뒤로 난임이 순위가 높았는데, 만남과 이별은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나 또한 기혼이지만, 부모님처럼 인생의 7할을 함께한 세월을 보내지는 못했기에

그 시간을 온전히 헤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부모님 세대의 부부 관계는 이상과는 거리가 멀었고 나의 부모님 역시 다르지 않았다.

더구나 폭죽의 의인화 아빠에게 맞춰 살던 소녀 같은 엄마의 고단함과는 별개로,

항상 아빠를 가장 먼저 챙기며 살았던 엄마에게 당신이 늘 챙기던 누군가의 부재함으로써 오는 공허함은 어쩔 수 없을 것 같았다.




아빠의 병상 생활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당시 증상과 예후를 고려했을 때 6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공백을 자녀들이 어떻게 채울 수 있을지 의논했었다.

엄마를 어떻게 챙겨야 할지 미리 고민해 볼 수 있었던 시간, 그 시간을 갖게 해 준 아빠에게 너무나 고맙다.


자영업자인 부모님은 24시간을 함께 보내는 밀착형 부부 셨기에, 자녀인 우리는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이 과정을 통해 엄마가 의외로 겁이 많고, 전형적인 막내기질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랜 세월 수완 좋았던 당찬 사장님의 모습은 어디로 간 거지..?



어느 날,

버럭대는 아빠를 한참 흉보던 엄마에게 내가 물었다.

"엄마, 아빠의 진짜 장점이 뭔지 알아?"

"뭔데?"

"엄마가 누굴 흉보면 아빠는 끝까지 그 얘길 다 듣고, 엄마 편 들어주잖아"

"하하하하하하하, 맞아 네 아빠는 그건 그렇지"


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엄마는 아빠에게 시시콜콜 이것저것 이야기를 잘 털어놓았다.

아빠는 말없이 다 들어주고 혹여 누군가로 인해 엄마 심기가 불편했다면 얘기끝에 항상 엄마 편을 들어주었다.

이런 미주알고주알 이야기를 나누던 순간이 실은 공기처럼 소중한 순간들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엄마를 잘 챙겨드린다는 것은,


마치 공기처럼 당연하게 여겼던 순간의 공허함을 현실로마주하거나

생활 속에서 느껴질 상실감을 조금이라도 천천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아빠가 아닌 다른 누군가와 함께 물리적인 시간과 공간을 채워나가면서

서서히 변화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보살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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