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둘러업은 아빠와 뒤를 따르는 엄마
그 뒤에 구두를 신고 뛰는 여자
밖에 모여 있는 구경꾼 여럿
남은 시간은 3분
맙소사 목적지는 6층
급한 호흡을 숨길 틈 없이
승강기 앞에 줄을 선다
1층 2층 3층 4층 띵-
남은 시간 2분
열리는 틈 사이로 간절한 눈빛들
안돼- 절로 새어 나오는 소리
다시 5층, 그리고 6층.
다급하게 뛰어온 이들을 맞아주는 사람들
1분 남았어요-
초면에 엄지를 척 보여주며 상자 안으로 재빨리 몸을 숨긴다.
손등에 찍어갈까 잠깐 고민하며
얼른 나와 상자에 투하-
가뿐하게 내려가는 길
이제 막 올라오는 사람들과
양쪽에서 문을 닫는 사람들이 보인다.
6층, 5층, 4층, 3층, 2층, 1층 띵-
이제는 아이를 내려놓고 걷는 부부와
그 앞을 걷는 구두 신은 여자
발이 어쩐지 얼얼하지만 시계 한 번 보며
아까 그 구경꾼처럼 여유를 피운다
재킷 안에 맺힌 땀을 식혀주는
몰래 양팔로 감싸 안는
모두에게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할 뿐인
어느 여름날
*본투표 6월 3일 오전 6시 ~ 오후 8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