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학생에서 스타트업 대표까지
2021년 12월 23일,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진로데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크리에이터 특강을 맡게 되었다. 첫 강의였다. 그리고 평생 잊을 수 없는 강의가 되었다.
사실 처음 강의를 맡았을 때 나는 스스로를 믿으려고 노력했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중국어 과외 경험이 있으니 괜찮아!! 똑같은 학생이야!” 하지만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모든 것이 나를 시험하려는 듯했다. 처음에는 20명 정도의 학생들이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네일아티스트 강사님의 확진 소식으로 수업이 취소되면서, 그 학생들까지 합류하게 된 것이다. 갑자기 강의 규모는 40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강의 장소도 작은 교실에서 소극장으로 변경되었다. 학생 수도 많아지고, 장소도 커지면서 나는 걷잡을 수 없는 긴장감에 사로잡혔다. 게다가 추가로 합류한 학생들 중 상당수는 크리에이터라는 주제에 별 관심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이건 무조건 망하겠구나.” 속으로 수없이 중얼거리며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그때 내 안에서 작지만 단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가진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주면 돼. 학생들은 네 진심을 느낄 거야.”
예상치 못한 위기에도 찾아 낸 나만의 돌파구
첫 교시는 예정대로 이론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크리에이터란 무엇인지, 콘텐츠 제작 과정은 어떤 것인지 등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들의 표정에서 지루함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집중력이 흐려지고, 소곤소곤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쉬는 시간 동안 나는 급히 대안을 생각했다.
“얘들아 우리 같이 영상 만들어 볼까?” 두 번째 교시에는 학생들과 함께 짧은 영상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간단히 편집할 수 있는 앱을 소개하고, 학생들이 직접 영상 제작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예상보다 반응이 뜨거웠다. 학생들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짧은 영상을 만들어 서로 보여주며 웃고 떠들었다. 그제야 강의장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그리고 그날 가장 큰 깨달음을 준 순간은 따로 있었다. 나는 학생들이 크리에이터가 되는 법에만 집중할 줄 알았다. 하지만 강의가 끝난 뒤 학생들이 던진 질문은 예상 밖이었다.
“선생님은 어떻게 크리에이터가 되셨어요?”
“선생님은 왜 이 일을 시작하셨나요?”
“선생님이 만든 영상도 보고 싶어요!”
나는 순간 멍해졌다. 학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내가 준비한 이론 강의가 아니었다. 그들은 무대 앞에 서 있는 나, 그리고 내가 가진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다. 내 진솔한 경험이 학생들에게 더 큰 영감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날 이후 나는 강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었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녹여내기로 결심했다.
첫 강의는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강의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자리가 아니라, 강사와 청중이 소통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라는 것. 학생들의 질문과 반응은 이후 내가 진행한 모든 강의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계기가 되었다.
강의를 마치고 학생들이 남긴 피드백 중에는 이런 말도 있었다. “선생님 강의 너무 좋았어요. 근데 선생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었어요.” 이 말은 내게 커다란 울림을 주었다. 그동안 나는 내가 가진 이야기를 감추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이제는 나를 꺼내어 사람들에게 들려줄 준비가 되었다.
그날 이후, 나는 강의와 콘텐츠 제작을 병행하며 크리에이터로서의 길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첫 강의를 계기로 점점 더 많은 강의 기회가 찾아왔고,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며 나의 이야기를 공유하게 되었다.
첫 강의를 마친 뒤, 나는 확신했다. ‘나 강의 하는 거 좋아하나봐... (!) 계속 해보고 싶다! ’ 그날의 경험은 단순한 강의 그 이상이었다. 변수를 대처하는 법, 강의 참여자들의 반응을 읽는 법, 그리고 실질적인 가치를 전달하는 법을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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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크리에이터 특강에서 시작된 강의는 이후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었다. 소규모 워크숍부터 기업 대상 강의까지, 점점 활동 영역이 넓어졌다. 강의 주제도 크리에이터 특강에서 기업 마케팅 강의로, 그리고 조직 활성화와 자기 계발 워크숍까지 확장되었다.
강의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았다. 참여자들이 직접 실습하고 배운 내용을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나만의 ‘참여형 강의’를 기획했다. 이런 방식은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고, 강사로서의 나를 한 단계 더 성장시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