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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LIE K Mar 11. 2024

너의 꿈은...

奇想天外

꼬마가 5-6살 무렵이었다. 유치원에서 매달 생일인 친구들을 위해 간소한 파티를 열어주다.


생일 주인공들은 예쁜 옷을 입고 친구들에게 선물도 받는다. 모두가 생일인 달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시간이 흐르고 녀석의 생일이 다가왔다. 원하는 케이크와 답례선물을 잔뜩 준비해서 보냈다.


가장 행복한 하루를 보낼 꼬마는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등원했다. 생일파티는 잘했는지.. 케이크는 맛있게 나눠 먹었는지.. 친구들이 답례선물을 마음에 들어 했을지.. 런저런 생각이 많아졌다.


아이가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 하원 차량에서 내리자마자 유치원에서 있었던 무용담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녀석의 눈망울은 최근 본 중 가장 초롱초롱했다.


파티사진도 볼 겸 유치원 카페에 올라온 글을 확인다.


너의 꿈은 공주님


어머나!!

우리 꼬마의 꿈 공주였다니~~!! 배꼽을 잡고 뒹굴뒹굴거렸다. 껄껄껄 뿜어 나오는 웃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5살 난 꼬마아이의 꿈은 순수함에 공주가 되고 싶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한 살 더 먹은 6살 아이의 꿈도 여전하다니..


초지일관 한결같은 너를 칭찬해주어야 하는지.. 참으로 난감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그날 입었던 파티복장에 따라 녀석의 꿈이 정해진 게 아닐까 싶다.


 엉뚱함끝이 없구나.


근데 어떻게 하면 동화 속 공주님이 될 수 있는 거?



얼마 전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학급에서 '나의 꿈'에 관해서 발표한다고 꼬마가 걱정을 했다. 장래희망이 없는데 뭐라고 얘기하냐고 물었다.


"네가 좋아하일을 하면 되는 거야. 하고 싶은 게 뭘까?"라고 물으니 잠시 고민하다가,


"개그우먼이요. 친구들 웃기는 게 즐겁고 재밌어.. 사람들을 웃기는 개그우먼 할래! 아빠가 여자는 개그우먼이라고 해야 된다고 했어."


라며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상기된 목소리로 얘기하는 너..


개그우먼?!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대답이라 당황한 나를 뒤로하고 녀석은 촐랑대며 학교로 갔다.

세상 엉뚱한 너!


딸아..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있단다. 이런저런 경험을 통해서 진정으로 네가 원하는 일을 하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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