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빅과 나

사정없이 허우적거리기

by 문어

에어로빅을 시작한 지 3개월 차다. 나의 신체와 정신건강을 위해 도어투도어 7분 거리의 주민자치센터 에어로빅을 시작했다. 거창한 이름 '파워 에어로빅'.


이름처럼 파워 가득한 50분을 보내고 나면 얼굴과 목덜미, 등짝까지 흠뻑 땀으로 젖는다. 어느 날에는 수업도중 집에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팔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음악은 팝송부터 트로트까지 다양하고, 어느 곡은 신기하게도 점차 박자가 빨라진다. 발라드 박자로 시작해 EDM으로 끝나는 곡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어벙한 추리닝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운동하지만, 현란한 동작을 뽐내는 고수들은 반짝이 타이즈에 숏팬츠와 발토시로 무장한다. 화려한 차림으로 강사님보다 훨씬 역동적으로 안무하는 사람들을 보면, 침대에 누워 이미 녹아 없어졌다고 생각했던 나의 열정도 50분간은 살아나는 것 같다. 다만 앞면과 옆면의 거울로 나를 본다면 당랑권을 구사하는 사마귀가 연상되어 스텝이 꼬이니 무조건 시선은 강사님께 고정해야 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음악을 들으며 땀을 흘리면 몸이 가벼워지고 개운한 느낌이다. 땀이 채 식지 않은 몸의 열기와 얼굴에 닿는 차가운 바람을 동시에 느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썩 기분이 좋다.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늘 생각한다. 내가 기분이 좋으면 됐어. 오늘도 나를 기분 좋게 하는 운동을 잘 마친 나, 칭찬해. 잘했어.

내가 좋아하는 순간을 한 가지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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