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 기력이 없다.
글쓰기를 쉬는 동안 내 생활은 무기력의 시간이었다. 이 짧은 기록을 남기러 브런치스토리에 로그인하는 것도 한 달의 시간이 걸렸다. 아침에 눈을 뜨면 지겨웠다. 핸드폰을 열면 보이는 공과금 자동이체 알림과 쇼핑몰의 행사팝업들도 지겨웠다. 창문을 열면 들리는 소리들도 더러운 소음들이다. 바깥으로 보이는 낮의 햇살도 끔찍한 눈부심이다. 몸에 걸치고 있는 옷가지조차도 거추장스럽고 불편하다. 언제까지 나는 무기력의 강에서 허우적거려야 할까.
형태가 없어 잡을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다. 나를 괴롭히지 말라고 머릿속에서 소리쳐도 내 몸은 그저 가라앉기만 한다. 청소하기 빨래하기 밖에 나가서 바람 쐬기 같은 허우적거림을 열심히 해봐도 결국 집에 돌아오면 가라앉고 만다. 잠깐이지만 버둥거렸던 내 팔다리가 무색하게 가라앉는다.
어딘가 소속을 두고 강제적으로 나를 물 밖으로 끌어내면 나도 언젠가 둥둥 떠다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작년 가을에는 학원에 등록해 피부미용사 자격증을 준비했다. 주 4회 9시부터 6시까지 학원에 다녔다. 사람을 만나고 가끔 웃기도 했다.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지친 사람들과 부대끼며 나는 잘 극복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시험이 끝나고 이사를 했고, 또 나는 가라앉았다.
그래, 아직 물 위에 떠다니기에는 내 부력이 부족한 탓일 거야 하며 주 1회 피부미용 심화반에 등록했다. 그리고 하루종일 주 4회씩 사람들과 만나고 쉼 없이 돌아가는 생활이 버겁다고 판단했다. 주 4회는 내게 무리였을지도 몰라. 너무 버거운 일정에 힘든 것보다 그냥 일상생활을 지켜가면서 주 1회 물에 뜨는 방법을 적응하자고 생각했다. 하루 외출 후 6일 요양하는 두 달간의 심화반이 끝나고, 나는 다시 가라앉았다.
아직 그간의 일을 모두 쓰지 못했다. 그런데 나는 힘들다. 두어 시간만 쉬고 다시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