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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춘기, 사춘기보다 독한 녀석

힘내자! 20대 친구들아, 어쨌든 청춘이다

by 별다기

나의 10대, 사춘기 시절은 어렴풋하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이십춘기가 독하게 찾아왔다!


20대 후반, 취업 준비생.

아직 부모님과 사는 독립 준비생.

최근 애인과 결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 결혼 준비생.

뭐 이리 준비할 것들 뿐인지,

‘도대체 내 진짜 인생은 언제 시작되는 걸까'

하는 마음에 조급함과 불안함이 앞선다.


최근에 SNS에서 '이십춘기'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다.

'20대 중후반에 취업, 진로, 자아 정체성, 삶의 방향 등을 고민하며 겪는 성장통', '20대의 사춘기'

이 어중간한 시기를 이렇게 정확하게 일컫는 말이 있을 줄이야! 어쩐지 위로가 되는 단어였다.


취준생인 나에 비해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며 경력을 쌓고 연봉을 높이는 친구들.

'경력은 언제 쌓고 돈은 언제 모으지..'

부모님 집에 얹혀살고 자취 경험도 없는 나에 비해 멋진 자취라이프를 즐기는 친구들.

'독립해서 효도해야 되는데 언제쯤 나만의 공간이 생길까..'

연애 중인 나에 비해 신혼집에서 알콩달콩 살고 있거나 결혼을 준비하는 친구들.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싶은데 직장도 없고 집도 없고 애는 언제 낳지...'

이런저런 고민을 나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남과 비교하면 불행해진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삶에 정답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부정적인 생각들은 떨쳐내기 어렵다.

그래서 내 이십춘기에서 겪었던 좋은 거, 안 좋은 거,

별거 다 기록하며 슬기롭게 이겨내보려고 한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리자면..

내가 위로를 받은 '이십춘기'라는 단어처럼,

누군가 내 글에 위로를 받는다면..?

(.. 아직은 너무 큰 바람인 것 같으니 조금 힘을 빼고 시작해 보자.)


위에서 내 진짜 인생을 언제 시작되는 거냐는 둥

우울해하며 잔뜩 볼멘소리를 했어도

사실 내 인생은 언제나 진짜이며,

내 청춘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안다.


이십춘기는 독한 여름 감기처럼

사춘기보다도 더 떨쳐내기 어려운 녀석이지만

어쨌든 청춘(青春)의 '춘'은 들어가니까 인생의 봄이라고 생각해 보자.


사춘기가 초봄이라면 이십춘기는 늦봄쯤 되려나.

청량한 여름의 녹음을 만끽하기 전,

봄의 막바지에 씨앗을 심는 마음으로...

결과보다 과정을 소중히 하는 마음으로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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