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센스 (E Sens) - [이방인]
래퍼 이센스의 새 앨범 <이방인>이 7월 22일 발매 예정에 있다. 투옥 중 발표했던 <Anecdote> 이후 꼬박 4년 만의 작품이다. 전작에 이어 발매가 연거푸 연기되면서, 결국 발매되지 않았던 Dr.Dre의 앨범 <Detox>와 같이 그의 새 앨범 <이방인>은 우스갯 말로 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넷상에선 하나의 '밈'으로서 번져나갔다. 그래도 결국 앨범 발매일은 확정되었고, 바로 뒤이어 '내일의 숙취 2' 촬영분이 공개되면서 팬들의 기대는 더 높아지고 있다.
나 역시 한 명의 팬으로서 그의 앨범을 기다려왔기에 그가 출연한 '내일의 숙취 2' 보너스 편을 시청하였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랩을 처음 시작한 2001년부터 지금까지의 인생을 그렇게 소비하기 싫어요. 그 정도의 편집에 쓰일 인생보다 가치가 있어요.... 난 누구보다 가치가 있어요."
굳이 '힙합'이라는 장르에 국한하지 않아도 예술이라는 속성을 바라보고 평가하는데 뒤따르는 논란은 어떠한 '작품'과 그 작품을 만든 '예술가'를 분리해서 평가할 수 있냐는 물음이다.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하자면 작품 안에 예술가가 담고자 한 메시지가 명확하고 개인이 그것을 경험하고 느낄 때, 그 작품을 그것을 표현한 예술가와 분리해서 바라보고 평가할 수 있냐는 지점이다.
작품에선 자신이 감동받았던, 그리고 자신의 창작 활동의 동기와 원동력이 된 음악에 대한 헌사를 외치지만, 만일 그 예술가의 면면과 언행이 그 메시지와 부합하지 않는다면 청자가 느낀 예술가의 진심이라든지 감동은 대체 어디로부터 왔다고 할 수 있을까? 그것은 진실일까, 허상일까? 또한, 한 명의 인간으로서 예술가는 항상 자신이 작품에 담아낸 메시지의 진심을 24시간 사수하는 투사여야 하는 걸까?
이런 물음들이 영상을 시청하는 동안 계속해서 떠올랐다. 더군다나 한 예술가가 거대 미디어라는 렌즈의 필터를 거치며 실재하는 사람이라기보단 그저 하나의 캐릭터로서 소비되는 경향이 가속화되어가는 이 어지러운 인터넷 시대에, 어떤 예술 혹은 무엇을 우린 '진짜'라고 부를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판단할 수 있는 시각을 가졌다는 생각 자체가 허상은 아닐지 고민하게 된 시간이었다. 관계나 사랑도 그런 것처럼.
그런 세상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갈망하는 '진정성'에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이나 태도는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이센스의 저 말이 그의 음악만큼이나 큰 울림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머리가 아파오지만 끝내 놓지 않고
집에 들어가기가 내키지 않아
아직 내가 못 꺼내놓은 게 있어
그것만 찾으면 가짜와 내가 구분될 수 있어"
<E Sens - Writer's Block> 中
-2019년 07월 04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