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헤드 (Radiohead) B-sides

How can you be sure? & Killer cars

by twentieth century boy

1995년에 발매된 Radiohead의 두 번째 정규앨범 [The Bends]는 대다수가 명반으로 꼽는 정규 세 번째 앨범 [OK Computer]와 더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들의 작품이다. [OK Computer]가 그들이 앞으로 보여줄 음악적 정체성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한 앨범이라면, [The Bends]는 그들이 ‘On A Friday’라는 이름으로 밴드 커리어를 시작했을 당시의, ‘The Smith’적인 풋풋함과 향취를 느낄 수 있는 마지막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이 두 앨범 이후에도 Radiohead는 쭉 멋진 음악들을 들려줬지만, 전환점이라고 할 만한 특정 시기에 나온 앨범들이라 더욱 애정이 간다.

그 시기의 음악들 중 내가 오랫동안 좋아해 온 두 곡은 [The Bends]에 바로 실리지 못하고 [Fake the Plastic Tree]이라든지 [Just] 등의 싱글과 EP 앨범에 수록되었던 ‘How Can you Be Sure?’과 ‘Killer Cars’이다.

번역은 발로. 의역 다수.


‘How Can You Be Sure?’는 ‘Creep’ 시절의 찌질한 감성이 잘 묻어나는 곡인데, ‘On A Friday’ 시절인 1990년에 데모 음반에 처음 수록되었다. 베이시스트인 콜린은 이 곡이 마음에 들어 [The Bends]에 수록시키고 싶었다는데 프런트맨인 톰 요크는 이 곡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Radiohead의 작업물을 통틀어 밴드 외부 보컬이 참여한 유일한 곡인데, 1994년 투어에 오프닝 밴드로 참여했던 ‘The Julie Dolphin’의 ‘Dianne Swann’이 백보컬을 맡았다.(그녀가 백보컬임이 알려지기 전까진 기타리스트인 에드의 목소리에 이펙트를 걸었다는 소문이 있었다. 실은 저 이름이 'Dying Swan'을 의미한다면서... 다 헛소문이었다.) 웹에서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라이브 버전의 시기가 1995년인데 평생 이 곡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번역은 발로. 의역 다수.


‘Killer Cars’는 톰 요크가 1987년 여자 친구와 드라이브 중 있었던 교통사고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인데, 그는 그 사건 이후에 차량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 사고로 인해 [OK Computer]의 첫 번째 트랙인 ‘Airbag’나 ‘Stupid Car’ 같은 곡이 나올 수 있었고, 같은 앨범의 ‘Karma Police’ M/V에도 차량에 대한 그의 공포를 암시하는 듯한 장면들이 등장한다. 웃긴 건 Radiohead는 이 곡이 너무 맘에 들어 1993년부터 Acoustic, Mogadon, Alternative 버전 등 레코딩을 여러 번 진행했는데, [The Bends] 앨범에는 어떤 버전을 수록할지 고민하다가 넣지 않았다고 한다.

이외에도 ‘Banana Co.’, ‘Lift’, ‘Punchdrunk Lovesick Singalong’, ‘True Love Waits’(참고로 이 곡은 2016년작 [A Moon Shaped Pool]의 마지막 트랙으로 수록되어 드디어 정규 앨범에 실렸다.) 등 좋아하는 B-sides 곡들이 많이 있다.

이따금 랜덤으로 플레이되는 곡에서 시점이 불분명한 내 모습들을 발견하곤 한다. 소통 없이 보낸 지난 과거의 보답이라 생각해보려 하지만 정말 아무짝에 쓸모도 없고 의미도 없다. 난 왜 이런 글들을 쓰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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