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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 증명, 존재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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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닝하고 밍밍한
Jun 8. 2023
요즘 꽤 많이 거론되기도 하고 제목 때문에 나중에 꼭 봐야지 했던 책인데, 카페에서 2시간 만에 읽었다. 습관적으로 좀 천천히 읽는 편인데 가독성이 좋은 책이다.
사랑했던 사람의 아름다운 몸을 땅에 묻을 수도 불에 태울 수도 없어서, 그녀는 그를 차라리 먹기로 한다.
그로테스크하다기보다는 사실 따지고 보면 현실만큼 먹고 먹히는 잔인한 먹이 사슬이 어디 있을까.
잡아먹히기보다는 차라리 잡아먹는 게 낫다는 게 이 땅의 교육이고 현실의 논리이지 않는가.
돈으로 목숨을
사고팔고 계급을 짓는 현실 속에서 구는 비참하게 죽었다.
없는 사람 취급받던 사람을 진짜 없는 사람으로 만들 수는 없기에, 그 누구도 몰라야만 한다.
이럴 때 보면 현실은 마치 커다란 비유 같다.
그 비유를 깨닫는 자에게 삶은 위태롭고 무거운 법이다.
구와 담,
가진 게 몸뚱이밖에 없는 자들이 결국 서로를 잃지 않고 영원히 갖는 방식이 자기 안에 저장하는 것, 그것뿐이라는 결론.
아무도 구의 밀도를 대신할 수 없기 때문에.
존재 증명은 이렇게나 어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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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나를 모두 소진할 때까지 사력을 다해 쓰고 싶었다. 그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이고, 나의 아껴둔 진심이었다. 다른 차원의 시간이 찾아올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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