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기 자신이 가장 가혹한 형벌이다. 이것을 감추기 위해서 나를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혹은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곳으로 가서 살아본 적도 있다. 그렇지만 매번 나 자신에게 들킨다. 자기 자신이라는 거대한 세계, 거대한 흉터는 결국 남들과 나눌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 사실 자체가 슬프거나 아프지는 않다. 각자가 해결해야 하는 자기 자신이 분명히 존재한다. 배낭에 무엇을 넣을지는 각자의 몫이겠지만 결국 누구나 버릴 수 없는 자기 자신 같은 배낭을 메고 거듭 떠났다가 돌아온다. 모두 비겁한 자가 되지 않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