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을 알 수 없는 일들이 점점 많아진다.

나는 원더우먼이 아닙니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원인과 결과는 하나의 세트묶음이다.

원인이 없는 결과는 없다.

그런데 점점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일들이 많아진다.

그저께 밤부터 갑자기 왼쪽 관자놀이 부근에

뽀드락지 같은 것이 올라와있다.

아무런 조짐도 없었고 어디 부딪히거나 간지럽지도 않았는데 이미 자리를 잡은 상태이다.

많이 간지럽지는 않지만 미관상뿐만 아니라

제법 크기가 커서 신경에 쓰이고 있다.

그런데 딱히 무슨 원인인지 도무지 모르겠고

처음 만나는 위치의 경우이다 보니 황당하기가 이를데 없다.

땅땅해지는 것은 아니지 싶은데 오늘은 빨개졌다.

나의 만능 연고 세레스톤지 크림을 발라두었다.


오른손 엄지손가락은 원래 한참 전 스노보드와의 부딪힘 이슈로 다친 곳이었다만

갑자기 구부러지는 것이 부자연스럽고 삐거덕거린다.

지난번 대차게 넘어졌을 때 후속 충격인가 싶다만

오른손 엄지손가락이니 쓰임새가 엄청 많은데

(그릇 들기, 가위질하기 등)

무언가 아귀가 맞지 않고 제대로 힘을 주기가 어렵고 무서워진다.

출근 운전후 너무 핸들을 꽉 잡아서인가

왼손 셋째 손가락도 뻑뻑하다.

노년의 관절염 시작인가?

뚜렷한 다른 원인은 생각이 나지 않는데

어디 부딪힌 것도 멍든 것을 보고서 복기를 해서야

비로소 알게 되는 상황이 점점 많아진다.

아픈 것을 끔찍하게 싫어하는 내가 이럴 정도이니

기가 막힌다.

그래서 아마도 나이드신 분들이 외과 순례를 하고

물리 치료를 받는지도 모른다.

지금 나도 마음만 먹는다면 오른손 엄지손가락과 무릎과 왼쪽 엄지발가락 물리치료에

오른쪽 네 번째와 새끼발가락 사이 티눈 치료가 마땅하다만

바쁜 일정 혹은 참을만해서 혹은 믿을만한 병원이 주변에 없어서 병원 순례를 안하고 있다.

원인은 아마도 과거에 다쳤던 곳이 추위를 맞이하여 다시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것일거라고 짐작한다.


이번 주 일정이 너무 많은데

어제 기력을 너무 소모해서 걱정이 앞서는 아침이다.

생일 선물을 거하게 받았다는 기쁨으로

기력이 보충될런지는 모르겠다만 잘 버텨보자.

더 힘든 날들도 많았으니

내 몸 구석구석의 이상 시그널을 잘 챙기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일주일을 시작해보자.

남편의 항암 주일이다.

3주에 한번씩인데 엄청 빨리 돌아온다.

오늘 CT 찍은 결과도 나오고 해서 어제 남편도 기분이 안좋았나보다.

어제 운전 실력 지적질 말이다.

병원에 가는 날이 신날 수는 없다.

원래 옆에 있는 제일 고맙지만 만만한 사람에게 화를 내는 법이다.

덜 아픈 내가 참아야한다만 사실은 나도 이곳저곳 쑤시고 아프다.

나를 원더우먼(언제적 캐릭터이냐)으로 보는 주변 시선에 그런 척 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도 계속 원더우먼인척 하고 살아야겠다.

내가 로봇이 아닌것처럼 원더우먼도 아닌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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