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수학과 그리고 나의 삶
이번 주 <과학적 사고와 상상력>은 과학과 연관된 수학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학생들에게 수학을 좋아했던 사람을 물어보니 50여명 중에 3명이 손을 들고(그민큼도 없을 줄 알았다.)
수포자에는 1/2 정도가 손을 주저없이 번쩍든다.
이게 우리나라 일반인 대상의 생각 맞을거다. 아마도.
그리고 어느 부분에서 수학을 포기하게 되었냐 물었더니
초등학교 5학년에서부터 고1 올라가면서 시기도 이유도 다양했다.
대부분이 이런데 우리나라 학부모님들께서는
자녀들이 어린 나이부터 수학 공부에 올인 몰입중이다. 안타깝기만 하다.
오늘의 수업은 수학적 사고의 체득 과정이다.
넓게 본다면 현재 직업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데이터 기반의 분석적 사고력이라 할 수 있다.
우선 내돈내산 초콜릿으로 잠도 깨우고 에너지도 주입하고서
(오전 수업은 잠이 안깨고 점심 이후 수업은 혈당 스파이크로 다시 졸린다.)
로또 당첨과 비슷한 확률과 경우의 수를 경험한 후
우리나라 전국에 있는 데스크탑 PC의 개수를 수학을 이용하여 대략 계산해내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에 대한 팀플을 했다.
10여년전 비슷한 문항을 영재 판별 고사에 출제한 적이 있다.
지금 기억에
<35℃가 넘는 더운 여름날 해운대 바닷가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람의 숫자를 계산하는 방법은?> 이라는 취지의 문항이었고 초등학생 대상이었다.
산수나 함수나 방정식을 풀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수학적으로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가를 보는 문항이었다.
가로 × 세로 일정한 넓이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의 숫자를 파악하고
해운대 바닷가 전체 면적을 구해서 비례식으로 아이스크림 가게 숫자를 어림한 후
한 가게의 한 시간 동안 아이스크림 판매량을 기준으로 해서 가게 숫자를 곱한다.
대략 이런 방법 등으로 자신의 생각을 구현하면
정답 처리를 해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데스크탑 PC의 개수는 아이스크림처럼 단순한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는 가정에서 쓰는 데스크탑 PC만 있는게 아니라 학교도 회사도 게다가 무적함대 PC 방이 있다.
학생들은 다양한 자료를 탐색하고 계산기를 활용하여 멋진 추론과정을 거쳤고
(가구당 PC 보급율도 찾고 컴퓨터 교체 시기도 찾고 컴퓨터 회사별 수익도 찾아가면서)
일상생활에서의 수학은 학교에서 배운 수학과는 조금은 다르다는 생각과 자신감을 가졌을지 모른다.
그리고는 자신의 관심분야 데이터를 찾아서 그래프로 변환하고 그 내용을 분석해보는 과정을
코답이라는 온라인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산출물을 만들어 제출하였다.
조금 어려워하기는했는데 그 이유는
표를 만들어 본 경험의 부족에서 기인한다.
앞으로 자신의 수입과 지출 관리 등에 표와 그래프가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하고 강의를 마쳤다만
나도 지속적으로 그려본 것은 아니라 조금 찔렸다.
이전 중학교에서 이렇게 표를 만들고 그래프를 그리는 활동을 하면 야구 선수인 녀석들이 불평을 하곤 했다.
자기는 유명한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가 되어서
이런 작업은 비서와 매니저가 다 해줄거라고 큰소리치면서 말이다.
그런데 자기가 그 내용을 꿰차고 있지 않으면 비서와 매니저가 작당을 해서 사기를 칠 수도 있다는 것은
왜 모르는 것일까?
사기랑 배신은 항상 제일 가깝다고 생각하고 절대적으로 믿는 사람에게 당하는 것이다.
(물론 내 이야기도 포함이다.)
모든 분야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지는 알고 있어야 한다는 당부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과학적 사고와 상상력은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다룰 수 있는 자유도 높은 수업이라는 점이
매력이자 동시에 어려움이다.
다음 주는 우리 몸과 질병에 대해 알아보고
혈액형 팔찌 만들기를 통해서
혈액형의 유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준비중이고
혈액형만 이야기하면 재미없을까 하여
살짝 MBTI 이야기를 섞어볼까 하는데
사실은 내가 MBTI 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다만
아마 그 부분은 학생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제 레고로 하는 과학 실험과
다음 주 진행할 수질검사 실험 준비에 들어간다.
오늘은 퇴근 셔틀을 21시에 탑승 예정이다.
그 와중에 탄소중립연구가 발목을 잡고 있다.
그래도 운좋게 생일날 성심당 튀김소보로를 선물로 받는 행운이 함께 했다. 야호.
(더 운좋게 레고 사이언스 강사님이 나를 집앞에 떨궈주셨다.
집에 와서 늦은 저녁밥도 먹고
나 대신 고양이 밥 챙기러 온 아들 녀석 얼굴도 보고
내내 풀리지않던 미션 두개도 아들 녀석이 깨끗이 해결해주었다.
올해 생일 선물 제대로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