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과학 교사의 수업 이야기 172

젠더라는 용어가 주는 부담감

by 태생적 오지라퍼

이번 주 <인물로 보는 과학의 역사>는 약간은 오해의 소지가 있을지도 모르는 젠더이슈를 다루었다.

여성 과학자들에 대한 칭찬과 격려의 의미를 담아서 말이다.

결코 남성 과학자들의 업적과 노력을 폄하하려는 의미가 아니다.

그래서 취지를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초임교사일 때 석사과정을 했다.

물론 교육대학원이라 야간에 강의를 들으러 다니는 형태였고

교육학과로 바꾸어서 다녔던 터라 과학교육에 한정된 내용은 아니었다.

그게 더 내 사고의 폭을 넓게 해주었을지도 모른다.

지금 생각해보니 말이다.

그리고는 석사 논문 주제를 결정할 때

당연히 나는 현장의 문제점을 담은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당시 남학생은 기술교과로 여학생은 가정교과로 나누어서 학습을 하던 시기였는데

기술 교과목에서는 전기 부분을 다루었고

가정 교과목에서는 안 다룬 채로

과학시간에 만나니 처음부터 자세히

설명하기도 안하기도 뻘줌한 그런 상태가 되었었고

(편차가 엄청 심했다. 구조적 모순이다.)

당연히 두 번째 듣는 남학생들에게 유리한 점이 발생하게 되는 그 내용을 적시했다.

무식하고 초짜 교사라 용감했을 수 있다.

그리고 얼마부터인가 젠더이슈가 나오기 시작했고

이제는 교과서나 교육과정에서 이런 불평등

있을 수도 없는 시대이다.

남자냐 여자냐가 많은 것을 결정하는 시대는 아니다.

성별보다는 능력이고 열정이고 노력이

백배는 더 중요한 시대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내가 해봤으니 아는데)

임신과 출산과 육아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단언컨대 박사학위 따는것보다 힘들다.

그 시간동안의 경력 단절을 어떻게 딱히 보상할 방법도 없다.

물론 옛날보다는 휴직 기간도 길어지고 육아 기관도 늘어나고 남편들의 육아 참여 비율과 시간도 늘어난 것은 확실하다만

아직까지도 임신과 출산의 굴레가 한창 일할 시간인 여성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이 과학자이건 수학자이건 교사이건 아니면 전업주부이건 상관없이 말이다.

물론 남자들의 병역 의무 기간도 암담한 것은 맞다.

발전을 도모하기에는 너무 갑갑한 환경인 것도 맞고

그 기간동안의 자유를 박탈당했다는 괴로움도 분명하다.(아들을 군에 보내봤다.)

그러나 남자는 병역을, 여자는 임신과 출산을 했으니 퉁치자고는 할 수 없을 듯하다.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돕자는 것으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자.

여성과학자들에 대한 이해는

마리퀴리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더 많이 나올 우리의 여성 과학자들을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과정이다.

남학생들도 고개를 끄덕여준 것 같았는데

설마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은 아닐 것이다.

이 땅의 어머니들 파이팅이다.

그런데 비교과 프로그램 준비를 마쳤는데 학생들이 안온다. 여학생만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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