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이 최고다.
멋진 사진이 너무 많아서 선택 장애가 왔다.
오전에만 50장은 족히 찍었을거다.
남산 새로 오픈한 하늘숲길 걷기는
뷰도 기대 이상이고 길도 편하고
만족도 이백프로이다.
남산으로 진입하는 경우의 수는 다양한데
오늘은 남산도서관앞까지는 버스를 타고 올라갔다.
새로 생긴 길이 얼만큼의 난이도인지 가늠할 수 없었기에
일단 체력을 아끼자는 작전이다만
이미 그 버스에 이른 시간부터 사람이 많은것을 보고 눈치는 챘다.
다들 그곳에 가는구나하고 말이다.
좋은 곳은 소문이 빨리 난다.
완만한 경사의 데크로와
군데 군데 쉴수 있는 공간과
누가봐도 지금 딱 절정인 단풍과
나무들 너머로 아스라히 보이는 서울 시내와
고개를 들면 보이는 남산타워까지
그리고 청명한 새 소리까지 완벽한 구조다.
엄청 시끄럽게 이야기하는 몇몇 사람빼고는 말이다.
그냥 조용히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 좋으련만.
후드티를 입었다가 갈아입어서 귀가 조금 시려운것
빼고는 완벽한 주말 오전 산책이다.
낙산공원을 갈까
남산공원을 갈까 고민하다가
오늘은 남산 그리고 내일은 낙산을 가자고
대통합 결정을 내렸었다.
OR 아니고 AND로 결정을 내리니 마음이 편하다.
일단 오늘은 낭만적, 성공적이다.
지금 가보시라. 강추한다.
남산에서 내려와서는 전시장 한곳을 둘러본다.
디자인도 전시도 맛집도 있는 공간인데
요즈음은 남산 꼭대기에 있던 힐튼호텔의 히스토리를 전시하고 있다.
한때 최고의 호텔이었으나
적자누적등으로 이제 리모델링이 진행중인
그곳의 역사를 남겨둔 전시인데
왜 서울을 떠나야하는 내 처지가 이입되면서
마냥 슬프고 몽클해지는 것이냐.
힐튼 호텔에서는 딱히 뭔 일이 있었던 적은 한번뿐이다.
<이문세> 콘서트를 표를 샀었다. 두 장.
그 당시에도 무지 비쌌고
같이 가고 싶은 사람이 있었는데 나타나지 않았고
나는 그 숨가쁜 콘서트를 혼자 묵묵히 봤었더랬다.
왜 그랬었는지 그때의 내가 이해되지 않는다. 지금은.
그땐 맞고 지금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것일게다.
만추의 남산을 한껏 즐기고
명동에서 충무김밥을 포장해서 들어기는 길이다.
쿨한척 매번 괜찮다고는 하지만
아픈 남편의 식사를 가급적 챙기려한다.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 맘의 평안을 위해서이다.
충무김밥의 매콤함에 혀가 놀랄지도 모르지만
집에는 그 매콤함을 달래줄 황태콩나물국이 있다.
오후는 모르겠다.
오전이 너무 행복했으므로
오늘치 행복의 감정은 그몫을 다 받은듯 하다.
월급에 생각지 않았던 보너스를 받은 기분이랄까.
한번도 공직사회에 몸담아서 그런적은 없었다만
아마도 지금 이런 마음일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