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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자잘하게 신경쓰이는 것들

대범함보다 세심함이 더 중요하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어제 저녁 친한 후배가 보내준 톡 글이다.

이제 돌아다니는 글 중에서 건강과 관련된 글들을 서로 공유하게 된지 오래이다.

후배들이 특히 내가 걱정되는듯 잘 챙겨준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담아서 말이다.

<친구가 물을 마시고 폐에 사레가 들었고, 병원으로 이송되어 응급처치에 실패하여 불행히도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55세였습니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우리 또래의 동급생, 동료, 친척, 친구들에게 무엇을 하든 반드시 두 가지 사항에 주의해야 한다고 알려줍니다.

하나는 넘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레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쉽게 사레드는 것은 목구멍 삼킴 근육이 퇴화되어 근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1. 물을 마실 때는 빨대를 사용하고 삼킬 때는 고개를 숙여야 합니다.

2. 국물을 마실 때는 진한 국물로 바꾸세요. 맑은 국물이 빨리 흘러서 호흡이 불편할 때 쉽게 사레가 들립니다.

3. 입에 고체 음식이 남아 있을 때 액체를 마시지 말고, 씹으면서 마시지 마세요. 물이 너무 오래 입안에 머물러 있어 자칫 잘못하면 기관으로 흘러들어 사레가 들 수 있습니다.

4. 입안에 음식이나 물이 있는 경우 말하거나 고개를 돌리지 마십시오.>

두 가지를 조심하라했는데 주로 사례에 대한 이야기만 있다.

전문의의 검증까지는 모르겠지만 조심할만한 내용임에는 틀림없다.

어쩐다냐. 내 평상시 행동에 1번부터 4번까지 모두 다 해당된다.


혼자 사셨던 외삼촌이 계셨다.

특히 친정어머니와 각별히 사이가 좋으셔서 우리 집 근처에서 가족처럼 지냈다.

그 외삼촌이 바로 사례에 걸린 그 안좋은 경우에 비슷하게 해당한다.

은행장 출신으로 돈은 많으셨지만 은퇴후 소일거리는 증권회사에서 시황을 살피는 것과

당뇨가 있어서 소량의 식사후 산책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셨다.

그 날도 증권회사 근처 김밥집에서 김밥 한 줄을 드셨다는데

김밥이 목에 막혔는지 물 한 모금을 급히 드셨다고 전해지고(혼밥이셨다.)

그게 아마 기도를 막았던 듯 하다.

식당에서 주변 사람들이 곧장 119를 불렀고

마침 대학병원도 멀지 않았다만

그 여파로 폐에 물과 음식이 들어가서 오랫동안 염증이 사라지지 않았고

기도삽관을 하면서 기도에도 실금이 갔다고 하고

복합적인 안좋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결국 오랜 투병의 길에 본격적으로 들어서게 되셨었다.

그 내용을 잘 알고 있는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아침약을 먹을 때부터 습관성 긴장을 보이게 되고

자꾸 물을 삼킬 때 고개를 들게 되는 고질병이 있다.

점점 약 넘기기가 쉽지 않아진다.

방금 전에도 어제 글을 바탕으로 고개를 숙이고

약을 먹어보려 했으나 실패했다.



넘어지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는 한달전쯤 대차게 넘어져 봤으니 아직도 실감 중이다.

나처럼 무릎 아픈 것 정도가 가장 해피한 케이스이고

더 한 경우도 엄청 많이 보고 들었다.

어제 저녁에는 자다가 또 쥐가 날까봐 요주의 부분을 손으로 엄청 문질러대고 잤으나

새벽에 종아리 부분이 살짝 딴딴해졌었다.

기온이 떨어지면 복병으로 만년 질환인 치질도 도지게 되고(누구에게도 하소연하기 힘든 아픔이다.)

찬바람에 얼굴이 닿으면 연약하고 예민한 피부가 따갑고 발갛게 되기도 한다.

(대비를 위해 후배가 완벽 얼굴 감싸기 마스크를 보내주었다. 눈만 나올 예정이다. 고맙다. 맛난 밥을 사겠다.)

이렇게 자잘자잘하게 신경써야할 일들이 지천이다만

지금 나이의 나에게는 대범함보다 세심함이

더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생각되고

나의 걱정과 함께(혈액검사 결과를 보러가야 한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오늘은 춥다고 하더니 해도 늦게 뜨는지(그럴리는 절대 없다만)

이 시간이 되어도 밖이 깜깜하다.

몹시 그리운 지난 주 주말 날씨와 풍경이다.


(사진으로나마 돌려보다가 대문 사진을 골랐다. 고양이와 오리 중 고민했다만 너무 고양이 편애인 듯해서 오늘은 오리로. 그날 가보고 싶었던 고양이 소품샵이 늦게 문을 열더라.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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