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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과학 교사의 수업 이야기28

왜 휴일에만 비가 오는걸까요?

by 태생적 오지라퍼

연휴가 끝나면 3학년은 기상학 파트에서 가장 중요한 원투펀치인 구름 발생과정과 강수 과정을 배우게 된다.

구름 발생에 대한 실험은 1주일 전에 했는데 즐거운 연휴를 보내고 오면 기억할는지 모르겠다.

가장 쉽게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 실험 영상도 찍었고 결과도 물론 기록해두었다.

페트병 내의 온도 변화와 흐려지는 정도가 핵심이다.

물을 조금 넣은 페트병을 준비한다.

페트병 내에는 공기가 있을 것이고 물을 조금 넣었으니 수증기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펌프를 눌러주고 펌프를 열어주면서 온도 변화와 페트병이 흐려지는 정도를 기록한다.

이때 향 연기를 조금 넣어주면 변화가 더 잘 보인다. 이 내용까지를 지난주에 실험한 것이다.

이번 주에는 실험한 이 내용을 이론과 매칭시키는 활동을 진행해야하는데 내용이 어렵고 연결이 쉽지 않다.

당연히 시험 예상문제 1순위이고 수능 단골 주제가 된다.


페트병 안의 공기와 수증기 입장에서 생각을 하면 된다.

페트병 안에 놀고 있던 공기가 100개라고 생각해보자.

그 페트병 안으로 펌프를 눌러주면 공기가 더 들어가게 되고(온도가 높아지게 될 것이다.)

펌프를 열어주면 안에 있던 공기가 밖으로 나오게 되면서 온도가 낮아지게 된다.

펌프를 눌러주어 페트병 안에 공기가 더 들어가게 되면

일정한 페트병 안의 공간에 100개보다 더 많은 공기가 들어오게 되니 공기들은 밀착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이를 압축이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반대로 펌프를 열어주면 페트병안의 공간이 넓어져서 공기들 간의 사이가 넓어지므로 이를 팽창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게 된다.

구름이 만들어지려면 팽창이 일어나면서 온도가 낮아져야 한다.

온도가 낮아지면 과포화상태가 되고 수증기가 물방울로 변하는 응결과정이 일어나게 되고

공기중에서 물방울 알갱이들이 많이 몰려다니는 구름이 된다.(페트병 내부가 흐려지는 것과 같다.)

그럼 팽창이 일어나려면 어떤 일이 벌어져야 할 것인가? 공기덩어리의 상승이 일어나야 하는데

이는 지표면이 가열되거나(그러니 큰 화재가 일어난다면 구름이 생길 수 있다.), 산을 타고 올라가는 지형이거나,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만나는 경우에 상승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구름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매뉴얼을 요약한다면

1. 공기덩어리가 몰려다니다가 상승(조건에 맞는 경우에)

2. 상승하면서 단열 팽창이 일어나고

3. 온도가 낮아지면서 과포화상태가 되어서 응결이 일어남(이 때 향 연기등과 같은 응결을 도와주는 핵이 있으면 더 쉽게 응결이 일어나게 된다.)

이처럼 3단계가 매뉴얼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이루어져서야 마침내

구름이 만들어지고 구름이 많이 만들어져야 비가 올 확률이 있다.


소중한 연휴 기간에 비가 내린다고 화난 분들이시여...

비가 그렇게 쉽게 만들어져서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비가 오기까지는 많은 조건들이 맞아야 한답니다.

인공강우가 아직은 실행이 어려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요.

비가 와야 토양이나 식물들은 힘을 받게 됩니다.(적당량의 비 여야 합니다. 홍수는 토양과 식물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조금은 즐거운 연휴 계획을 망치는 비를 조금은 불편하겠지만 참아봅시다.

그나저나 이 어려운 내용을 학생들은 잘 알아들을까 모르겠네요. 그림으로 그려서 이해를 도와보려 합니다만...

용어도 어렵고(단열 팽창, 단열 압축, 응결, 과포화 등) 여러 단계라서 난이도가 높은 것이 틀림없습니다.

설명하는 나도 어려운데 처음 듣는 사람들은 어려운게 당연합니다. 그래도 한 번 도전해봅시다.

구름 생성 과정보다 강수 과정은 덜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아서 일수도 있습니다만..

돌아오는 화요일의 큰 고비를 함께 넘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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