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적으로 살아야는데.
하나뿐인 아들 녀석은
2025년 마지막 날 내려왔다가
2026년 첫 날 점심을 먹고 다시 서울로 올라갔다.
아들이 해결해줘야 하는 현안이 많았다만
내가 잊어버리고 안 시킨 것도 있고(노트북 자판 부착)
남편이 시킨다고 했다가 되었다고 한 것도 있고(침대 위치 이동)
하다가 못한 것도 있고(안방 전등 예약 시스템 확인)
완료한 것도 있다.(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게
내 노트북과 동생의 프린터의 무선 연결,
자동차 연락처판 숫자 변경,
고양이 설이 눈과 코 세밀하게 닦아주기 등)
아들이 가고 나니 새롭게 나타난 현안도 있다.
자동차 키 배터리 경고 메시지가 떴다.
조금 먼저 떴으면 아들 녀석의 도움을 받았을테지만
그래도 어떻게 하면 되는지는 찾아서 알려주었으니 되었다.
아들 녀석이 저쪽 방에서 자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냥 든든했는데
고작 세끼 밥만 먹이고 보냈으니 아쉽기만 하다.
그래도 아침 떡국과 점심 잡채와 떡볶이를 잘 먹어 주어서 기쁘다.
손녀가 있는 후배들과의 단톡에
손녀를 동반하고 집에 오는 며느리와
얼마나 함께 있을 수 있나를 가지고 이야기 꽃이 폈다.
아들이 해외에 나가야하는 10일 동안 며느리와 손녀딸을 집에서 봐줄 수 있나 없나의 이야기이다.
며느리가 외국인이라서 생기는 어려움이다.
나는 손녀가 없어서 그 어려움을 알 수 없다만
손녀딸이 얼마나 이쁠지는 미루어 짐작은 가능하다.
10일 동안 나는 나대로 일을 하고(그 후배는 직장이 있다.)
손녀와 며느리는 자기집처럼(그럴수는 없겠다만) 편하게 지내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했는데
손녀가 있는 다른 후배들은
2박 3일 이상은 도저히 힘들어서 안된다는 의견이다.
무한대로 이쁘기는 하지만 힘든 것은 힘든 거란다.
볼 때는 좋지만 가고 나면 더 좋다는 말이 맞는거란다.
나도 제발 그 이야기를 입에 달고 할 수 있는 그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희망할 뿐이다.
그렇다고 일생 일대의 결혼을 아무렇게나 하라고
마냥 몰아붙일수도 없고 마음만 무거울 뿐이다.
그런데 아들 녀석이 돌아간 집은 왜 이다지도 휑한거냐?
갑자기 공간이 넓어보이고 집의 내부 온도가 급하강하는 느낌이다.
항상 독립적으로 살아야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아들이 차지하는 몫이 분명 있다.
하루 왔다 갔을 뿐인데 나도 고양이 설이도
기운이 쏙 빠진다.
허해진 마음을 과자로 달랜다.
이럴줄 알고 아침에 분리수거하러 나갔다가
슈퍼에서 내 최애 과자들을 사왔다.
오늘 대문 사진이다.
그 중 최고는 오랜만에 발견한 <짱구>이다.
과자를 씹는 동안의 작은 행복이
허전해진 마음을 잠시 달래주기도 한다.
아주 짧은 시간이기는 하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