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5세 이상 지원불가

1961.3.1.일 이후 출생자

by 태생적 오지라퍼

나는 일벌레와 일중독이 맞고

끊임없이 새로운 일을 찾아 헤매이는 하이에나인 것도 맞다.

왜 아직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일들이 있는지 모르겠다.

할 수 없겠다고 딱 접어버리는 순간이 오면 많이 섭섭할 듯 하다만

일단 내가 좋아하는 대학 강의는 딱 2년이 남은 셈이다.

모든 강사 모집 공고에 위와 같이 적혀있다.

<만 65세 이상 지원불가>

그리고는 만 65세에 대한 혼선과 자의적인 해석을 막기 위해서 부제를 붙여두었다.

<1961.3.1.일 이후 출생자>

3월 1일이 새 학기의 시작이니 기준일은 3월 1일이다.

저 문구를 보면 순간 놀란다.

내가 나이를 저렇게나 많이 먹었구나.

저렇게나 오래 살았구나 싶어서이다.

아직은 2년은 남은 셈이다.


그러다가 오늘 재미있는 자료를 하나 찾았는데

서울의 D 대학교에서는 강사가 70세까지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는 것이다.

세상에나.

종교색이 짙은 학교인데 그래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정년 나이를 추세에 맞추어 빠르게 변경한 것인가

알 수는 없다만 신선한 충격이었다.

D 대학교에 대한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생각에 전환이 발생한다.

물론 그 학교는 마지막 나의 재직 중학교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었고

그곳 도서관과의 협업으로 매주 토요일 방문했던 곳이기도 하고

우리학교 녀석들이 체험활동 등으로 자주 갔었던

이미 친숙한 곳이기도 하다.

사람이란 이렇게 자기의 유불리를 중심으로 판단이 흐려지는 법이다.


혼자 물에 말은 밥에 말린고추장아찌와 파김치로

대충 점심을 때우고 있는데

오래전 함께 근무한 학교 옛 동료의 전화가 들어온다.

기쁜 마음에 받는다.

나를 찾는 전화는 일단 반갑다.

스팸이나 광고성 전화는 일단 차단해두었고

070으로 시작되는 전화도 받지 않는다.

지인은 그동안 친정부모님 간병으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다가

어제 핸드폰 업데이트도 하고 이것저것 정리하다가

내 브런치 글을 보고는

먼곳으로 이사한 것을 알았다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왜 말도없이 이사를 갔냐하는데

새삼스럽게 알리기도 뭐해서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었다.

이 브런치를 읽어주는 후배 몇명과 제자 몇명만 알고 있다.

사실 주변에 브런치 글쓰기를 알리는 것도 뻘쭘하고 해서 굳이 광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주 가까운 지인들 몇 명 빼고는 구독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가끔 내가 그 사람이 관심있는 주제의 글을 썼을 때 링크를 보내주기는 한다만

그것을 보고 구독까지 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일은 아무리 지인이래도 쉽지는 않다.

내가 그 많고 많은 유튜브 중에 오로지

<불꽃야구> 컨텐츠를 제작하는 스튜디오 C1만

구독과 알람설정을 해 놓은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오늘 현재

내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71명

한참 뒤에 가입한 쓰래드의 팔로워는 387명

제일 먼저 가입한 페이스북의 친구는 184명

그리고 브런치의 팔로워는 157명인 것을 보면

쓰래드가 친구가 되기에 가장 진입 장벽이 낮은 것일지도 모른다.

내 케이스에 따르면 그렇다.

친구 숫자가 늘어나면 기분이 좋을 수도 있고

책임감과 무게감이 늘어날 수도 있지만

나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 되는 지인은 몇 명이면 족하다.

엄마가 늘 그러셨다.

<진정한 친구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면 된다고.>

그 말을 들을때마다 나는

<무슨소리냐? 친구는 많을수록 좋은거지> 라며

매번 부정했었는데

세월이 흐르고 서로의 형편과 사정이 달라져도

관심있는 친구로 오래 남는 일은 쉬운 것이 아니다.

아마도 내가 일을 하는 이유 중 한 가지는

친구는 아닐지언정

동료나 선후배라도 되고 싶어서 일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잘 아는 지인과 통화를 하고 나니 기운이 솟구쳐서

내일 발표 자료를 일단 정리해서 단톡에 올려두었다.

아직 수정할 시간은 24시간이나 남았다.

(사진은 오늘 아침 남편방 창 너머로 보이는 아침 보름달이다. 또 소원을 간절히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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