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리워한것은 무엇이었을까?

나도 나를 도무지 알 수 없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분명 천안역에서 영등포역까지의 입석도 불사할만큼

백화점에 가고 싶었다.

그 공기, 그 기온, 그 여유로움 포함 기타 등등말이다.

기세좋게 영등포역에 내렸고

익숙한 오목교역 백화점에 도착했는데

나는 이방인이 된 듯 그 느낌을 찾지 못했다.

마일리지 상품인 아이크림을 받아들고

꼭대기층부터 지하2층까지 늘상 그렇듯이

눈으로 물건들을 재빨리 훑고 지났으나

어디에서도 그 느낌과 기운이 느껴지지않았다.

배가 고파서 그런가하고

멸추주먹밥을 하나 사서 우걱우걱 먹었는데도

별 느낌이 없다.

겨울 주말 백화점에는 밝게 웃는 어린아이들과

그들의 젊은 부모님들로 꽉 차 있었다.

나도 아들 녀석이 저 나이였던 그때는

저 무리속에 분명히 속해 있었었다.


백화점에서 딱히 볼것이 없어서 (놀랍다.)

일찍 결혼식장으로 움직였는데

셔틀을 타기전 너무 일찍 가는게 아닌가 싶어서

마침 보이는 카페로 들어가

젊은이들이 좋아한다는 딸기케잌을 하나 먹어본다.

지난번 제주에서 먹은것보다 맛은 덜하고

가격은 비싸다.

이걸 뭘 그리 좋아라하는건지 도통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인증샷은 하나 찍어

반은 남겨서 포장해서 들고온다.

이쯤되니 내가 서울에서 보고싶고 그리워한것은 무엇이었을까 의문이 생기라.

화려한 백화점의 내부 장식이나 옷도 아니고

유명 카페의 케잌이나 커피가 아니었던듯도 하다.

그냥 서울이 아니라는 팩트에서 기반한

무한 결핍의 증세였을뿐.


다행인지 예식홀 셔틀버스에서 친구를 만났고

불행인지 셔틀버스 탑승 장소에 오류가 있어서 뛰었고

그 뛰는것을 본 기사님과 셔틀버스 안내자 사이에

말다툼이 오갔고(일방적 갑질이었다. 기사님의)

본의아니게 빌미를 제공해서 마음이 불편했으나

신랑어머니가 된 친구가 ,

며느리를 본 동기가 마냥 부러웠고

매일 안부전화를 한다는 효자와 효부를 둔

전직 교장선생님의 복이 부럽기만 했는데

나와 비슷한 처지의 친구가 있어서 그나마 덜 외로웠다.

다시 영등포역.

빠른 출발 티켓으로 바꾸어서

이제는 평택까지만 서서 가고 그 이후는 앉아가면 된다.

내가 이 추운 날(바람이 많이 불더라)

기를 쓰고 티켓을 바꾸고 입석을 마다않고

서울에 일찍 올라가서 보고 싶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나는 아직도 나를 도무지 알 수 없을때가 종종 있다.


(오마야. 내가 조치원을 비웠던 동안 눈이 왔나보다. 지금은 다행히 안온다. 이제 기차에서 내린다. 아니다. 지금도 눈이 온다. 올해 첫 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