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과학인가?

완전 자의적인 꿈의 해석

by 태생적 오지라퍼

꿈은 과학인가? 그렇지 않다고 굳게 믿는다.

가끔 고민하거나 너무 많이 생각하거나 하는 것이 꿈으로 이어져 나타나는 경우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예지몽이고 암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꿈을 꾼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고 싶을 뿐인 것이라고 말이다.

물론 태몽도 비슷하다고 생각하나

힘든 임신 생활을 버티게 해주는 하나의 에피소드라고 받아들이면 나쁘지 않을 듯 하다.

나는 사실 태몽을 꾼 적이 없다.

내 주위에서도 누가 꾸었다고 한 이야기도 못 들은 듯 하다.

아니다. 기억이 안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내가 가끔씩 현실처럼 또렷한 꿈을 꿀 때가 있다.

바로 오늘 새벽처럼 말이다.


다음은 오늘의 꿈을 재구성한 이야기이다.

일단 꿈에 아기가 나타나면 좋지 않은 거라는 해몽은 어디서 들은 듯 하다만 아주 이쁜 아기가 나타났다.

18개월쯤 되어보이는.

이제 18개월의 아기가 어떤지는 다 잊어버렸다만.

아무튼 요 근래 지나가다 봤던 아기들 중에서는 이쁨이 단연 탑이었다.

내가 오지랖을 떨어서 소개시켜서 결혼한 부부의 아기였단다.

워낙 소개를 많이 시켜주니 그럴수도 있겠다 싶다.

그런데 그 이쁘고 잘 어울리던 부부가 임신을 하고 아기를 낳기전에

무슨 이유로 헤어졌다고 했다.

헤어지는 이유는 오만가지이다만 아이까지 있는데 헤어지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이유까지는 꿈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 이야기를 나는 엄마와 아기를 우연히 만나서야 알게 되었고

아직 아기 아빠는 아이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이야기까지 듣고서야

꿈에서도 오지랖이 발동되었다.

아기 아빠를 만나러 출동을 해서는

아이가 얼마나 이쁜지

아버지로서 한번은 아기를 봐야하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헤어져도 양육의 책임은 다해야하는 것은 아닌지

어렵게 어렵게 말을 이어나가느라 꿈에서도 전력을 다했다.

충고를 한다는 것은 이렇게 어렵고 진심이 아니라면 힘든 일이다.

그래서 정말 어찌저찌 아기와 아빠의 첫 만남을 성사시켰는데

그리고 그 이쁜 아가의 웃음을 다시 보는 그 순간 꿈이 끝나버렸다.

아침에 일어나니 예지몽인가 싶어 그 뜻을 곰곰이 생각해보지만

이쁜 아가의 환한 웃음밖에 기억나는 것은 없다.


아마도 어제 기대했던 아들 녀석의 소개팅이

무산된 것에 대한 실망감의 표출이 이렇게 나타난 것이 아닐까 싶다.

지인이 이쁜 선생님을 소개해준다고 해서 신났었는데

여자가 키가 176Cm 라 하고 자기보다 훨씬 큰 남자를 원한다고 해서

그냥 만나지도 않고 끝나버렸다고 한다.

176Cm 짜리 장신 며느리는 나도 생각해 본 적 없다만

둘이 좋다면 무조건 오케이다만

키가 사람의 우선 조건인 사람은 아직 젊고 어리고 결혼이 절실하지 않은 사람이다.

나도 그랬었으니 말이다.

아들 녀석은 결혼이 절실한 상태인데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지난 주, 이번 주 그리고 다음 주까지도 잡혀진 스케쥴이 모두 목요일이다.

이제 목요일이 대세인 시대가 온 것인가?

오랜만에 정성들여서 씻고 외출 준비에 나서야겠다.

오늘 가는 곳은 아무나 들어갈 수는 없는 국가 기관이니

외모와 착장에도 신경을 좀 써야겠다만

찾아오는 나이를 막을 방법은 의술의 힘을 빌리기 전에는 불가능하고

나는 그 아픔과 무서움을 참을만큼 담대하지도 돈이 많지도 않다.

자연스럽게 나이든 모습을 보여주고 오자.

그나저나 그 아기는 참 이뻤다.

아들 녀석 어렸을 때가 떠오를 정도로.


(오늘 대문 사진은 어제 후배가 보내준 낮게 뜬 눈썹달 사진이다. 광교에서 찍은 것이다. 광교도 작년에 가보기 전에는 이리 크고 화려한 곳인지 몰랐었다. 가봐야, 만나봐야, 해봐야 아는 것이 얼마나 많은데. 아들 녀석을 만나보면 꽤 괜찮다는걸 알텐데 말이다.

그런데 오늘 브런치 제목이 조금 이상하다. 사라져서 내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 시스템에 무슨 일이 있나보다. 아마 담당자는 모르고 있을 것이다. 원래 시스템 이상이라는게 담당자가 가장 나중에 알게 되기 마련이다. 글을 다쓰고 저장을 누르니 다시 제목이 살아났다. 그러면 더더욱 담당자는 모르는 일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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