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대로 산다.
어제는 집 밖으로 한번도 발을 내딛지 않았고
정말 집콕한 보기 드문 날이었다.
딱히 바쁘게 해야 할 일은 없었지만
하고 싶은 마음도 전혀 들지 않는 그런 날이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에너지가 넘치는지 일을
마구 만들어서 하는 날이다.
그럴만도 하다.
지난 주 목요일 서울 일정 이후 지금까지 딱히 무언가를 열심히 몰두한 것이 기억나지 않으니 말이다.
이제 쉬고 또 쉬는 것에 지칠 때도 되었다.
다행히 왼쪽 목과 어깨는 어제 마구 문질러댄 크림의 효과인지
아이코 싶을 정도로 두꺼운 고무 밴드(대문 사진을 보라. 무지막지하다.)를 활용한 맨손 운동이
효과를 보았는지 더 심해지지는 않고
목욕을 하고 났더니 그 부위에 열감이 느껴지면서
많이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겨울이라 추워서 어깨를 웅크리게 되고 힘이 들어가서 그런 이유도 있을 듯 하나
정확한 판단은 병원을 가보면 알 수 있지 싶다.
오래된 외과 주치의님의 판단을 믿는다만
언제 가야할지는 아직 기약이 없다.
물론 그 병원은 서울 양천구 목동 소재이다.
다음 주 목요일 이전에 서울에 갈 계획은 아직은 없다.
남편이 회사를 가는 날이라 조치원역까지 모셔다 드리고
남편 방과 화장실 청소를 신나게 처리하고
(처음에는 신나는데 마무리할때쯤은 욕이 나온다.
도대체 무엇을 그렇게나 많이 흘리고 다니고 그게 눈에 안보이는지 신기할 뿐이다.
내가 지나치게 깔끔을 떠는게 아니고 본인이 더러운 것을 잘 참는 편이라는 걸 아직도 모르나보다.)
내일 사용해야 할 자료를 프린트할 A4 용지를 사러 나섰는데
(고양이 설이는 생전 처음보는 프린터기기에서의 웅웅대는 소리에 저절로 방어 태세를 보인다.)
딱 하나뿐인 슈퍼에서 그것만 사고 와야는데
왜 덜컥 봄동을 집어들은 것이냐? 미쳤나보다.
집에는 자른 양배추를 배송시켰는데
빅빅 사이즈가 온 것도 있는데 말이다.
배추 김장김치 선물 받은 것과
남편이 먹고 싶다고 배송한 총각김치가 있는데
봄동 겉절이와 양배추 김치까지 덧붙일게 뭐가 있다고 말이다.
이럴때보면 김치 욕심이 그득하셨던 친정 엄마를
꼭 닮았다.
괜찮다. 봄동 조금과 양배추 조금일뿐이다.
<담아두면 다 먹게 되어 있다.>
엄마는 이렇게 이야기하곤 하셨었다.
구정 때는 아들 녀석도 온다하니 미리 준비를 좀 할까
그렇게 당위성을 불어넣어본다만.
그런데 명절 귀성 기차표 사는 일이 보통이 아니라는 걸 이제서야 알겠다.
KTX는 모두 매진이고 SRT는 다음 주 예매인데
금손이 아니고서야 티켓팅이 쉽지 않을터이고
(더군다나 아들은 다음 주 일본 여행이란다. 누구랑 함께인지는 물어보지 않았다. 물어본다고 답해줄리도 없다만.)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타고 오자니 엄청 막힐 수도 있겠고
서로 티켓을 구해보다가 못구하면
그 전 주 혹은 다음 주에 다녀가는 것으로
구두 합의를 보았는데
굳이 아들 녀석이 열심히 티켓팅을 하겠나 싶다.
아들이 보고 싶은 나나 티켓팅에 진심을 다해봐야겠다.
그나저나 미쳤음에 틀림없다.
봄동과 양배추 김치 담을 준비를 완료했다.
할 일이 없다 없다 했더니 이렇게 일을 만들었다. 아이고 내 팔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