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맛난 것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눈이 와 있다.
다행히 그렇기 많은 폭설은 아니다만.
하루에도 여러번씩 눈이 왔으니 기온이 낮으니 조심하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안전 문자 메시지가 날라오는 요즈음이다.
원래 눈이 오면 오늘의 일정은 모두 스탑하고 집콕이라는 마음이었다만(어제 저녁까지는)
오늘 아침 일어나서는 차를 두고 기차를 타고 가보자고 마음이 바뀌었다.
왜 바뀐 것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후배 응원의 마음도 있고 한번은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아마도 집에서 뒹구는 생활에 한계점에 다다른 것 같다.
기차표를 검색해보니 굳이 예약을 안하고 조치원역에 나가도 될 것 같아보인다.
30여분이 걸리니 입석도 가능할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더 빠른 기차를 타면 되겠다.
오늘 가야할 과학 카페는 위치를 찾아보니
대전역에 내리나 서대전역에 내리나 어정쩡한 거리라서
역에서부터는 택시를 타야할 것임에 틀림없어 보이고
거기 들렸다가 대전역에서 칼국수를 먹고 성심당 빵을 사가지고 오면
(보문산 메아리랑 튀김소보로만 구입할 것이다.)
과학적 소양도 높이고 코에 바람도 넣는 일거양득이 될 것 같다만
이럴 줄 모르고 나는 대형 마트에 치즈케잌을 주문하였고(오늘 배송 예정이다.)
남편은 어제 산책길에서 옥수수 호떡을 사가지고 왔다.
저 옥수수빵이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나누어주던 배급용 빵을 기억나게 한다나.
그런게 있었던 것 같긴 하다만 남편 말대로 그 빵이 그리 맛있었다는 느낌까지는 없다.
당분간 빵 천국이 될 듯하다만 어쩔 수 없다.
치즈 케잌을 냉동실에 보관하는 방법을 써야할지도 모른다.
올해 겨울이 유난히 춥거나 눈이 많이 온다고 느껴지는 것은 내 마음에 기인한 것일지도 모른다.
12월까지는 그래도 내 체감상 춥지 않았던 겨울이었고
1월이 되어서야 제대로 추위도 눈도 오고 있는 중인데
그것을 못참고 춥다, 눈 때문에 힘들다를 남발하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원래 없는 사람들은 더위보다 추위가 더욱 견디기 힘든 법이다.
덥지만 하루가 길고 사방을 돌아다니다 보면 시원한 곳도 많은 여름이 참아내기에는 훨씬 용이한 법이다.
추위를 많이 느끼고 더위에 민감하지 않은 내 관점에서 보면 그렇다.
요 며칠 모 야구선수 걱정을 조금 했다.
운동 선수와 연예인 걱정은 하는게 아니랬는데 말이다.
올해 FA 인데 아직 오라는 팀도 잡아주는 팀도 없는 스타급 선수이다.
구수한 사투리 못지 않게 퍼포먼스도 좋았던 선수인데 나이 앞에는 장사가 없다.
나이들면 수비가 안 되고 수비를 못하면 지명타자 역할밖에 없는데 그것도 후배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옛날 같으면 맞으면 홈런이 될 타구가 2M는 덜 날라가니 운이 좋아도 단타밖에 되지 않고
(내 주력은 느려지고 상대편 외야수의 어깨는 강해지니)
나이 먹은 운동선수가 느끼는 한 해 한 해의 비애감은
내가 느끼는 나이먹음에 대한 안타까움의 두 배 이상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남들이 평생 벌어도 못 받을 연봉을 받기는 했다만.
이제 방법은 은퇴이냐
굴욕적이지만 최저연봉을 받고서 올 한해 선수 시기를 연장하면서 극적인 시즌을 만들 것이냐만 남은 듯 한데
그래서 몇 명은 명예로운 은퇴를 한달 쯤 전에 선택하기도 했는데
어떻게 끝이 날지 모르지만 이러나 저러나 안타까운 마무리임에는 틀림없다.
은퇴 선수에게는 박수를 쳐주는 것이 마땅한데
그렇게 되기까지가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박수받고 떠나는 일이라는게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닌게다.
모든 이별은 누구에게나 슬픈 법이다.
특히 아직도 사랑과 열정이 남아있고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과의 이별은 더더욱 슬프다.
딱 작년 요맘때 내가 정년퇴임식을 했었고
나는 물론 역량이 다해서라기보다는 나이에 밀려서 하는 퇴직이었지만
그래도 그 복잡했던 마음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내 마지막 작품이 되었던 학교 축제가 끝나고 탈진할만큼 힘들었던 몸보다(A형 독감 끝물이었다. )
이제 정말 마지막이구나 하는 마음이 더더욱 힘들었던 것 같다. 아무렇지 않은 듯 했지만.
무언가와 이별을 준비하는 일만큼 마음 힘든 일은 없지 싶다. 그리고 모든 이별은 슬프다.
그런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여.
오늘 하루 따뜻한 실내에서 맛있는 것을 먹어봅시다.
맛난 것을 먹는 순간만은 슬픔이 잠시 잊어지더라구요.
슬픈데 먹는게 입에 들어가냐고 하더만
안먹으면 더더더 슬퍼집디다.
기다려라. 대전아. 내가 곧 가겠다.
꼭 먹으러 가는것은 아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