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지만 멋진 일
교사들에게 2월이 방학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힘든 시간인 것은
새로운 것들과 만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들 심지어는 피하고 싶은 것들과 맞부딪혀야 하는 시간이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들이 1년동안 내가 짊어질 일의 무게가 된다.
교사가 아닌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매년 똑같은 일을 하는 직업이 교사일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래서 경력이 쌓이면 엄청 쉬울 것이라 생각하지만)
매년 똑같은 일은 하나도 없는 것이 교사 생활이었다. 내 경험에 따르면 그렇다.
매년 수업하는 학생들이 다르고(학년도, 교과서도, 특히 수업 분위기나 특성이 천차 만별이다.)
이제는 학부모님들이 더욱 더 신경 쓰이는 시대가 되기도 했고(이러면 안되는 것인데 말이다.)
그런 것은 다 제외하고라도 어떤 업무를 맡는냐에 따라서 그 한 해 고생의 정도는 천차만별이 된다.
업무난이도를 고려해서 업무분장을 결정하려고 구성원들이 노력을 많이 한다면
그게 무 자르듯이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
이번 주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새학기 대비 연수가 진행된다.
그 첫날이 가장 가슴 떨리는 날이다.
담임도 발표하고 업무분장도 발표하는 날이니 말이다.
물론 희망은 3지망까지 써서 냈지만 어디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세상일이더냐.
학교 사정이라는게 있고 특히 공립학교는 매년 전출입으로 구성원이 바뀌고
몸이 아프거나 임신과 출산이거나 기타 여러 가지 말못할 사정이 있는 교사들이 꼭 생기기 마련이다.
얼굴을 붉히거나 울음을 터트리는 사람이나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사람이 없으면 다행이다.
그러다가 두 번째로는 시간표를 작성하다가 또 마음이 상할수 있다.
일주일에 한 시간 더 하는게 뭐 그리 힘드냐 할 수 있다만
사실 누적으로 본다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서로 더 많이 안하겠다고 버티면 그 교과의 시간표가 결정되지 않고
그러면 학교 전체 시간표도 짤 수가 없는 상황이 된다.
교무부장일 때 몇 번 맞닥트려봤던 아찔한 경우가 된다.
이런 날.
나는 왜 어렵고 해보지않았고(안해봤으니 어려울 수 밖에 없다만)
그런데 누군가는 꼭 해야만 하고 조금은 멋져보이는(나에게만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일들을 내가 하겠다고 손을 든 경우가 많았었다.
신경전을 하는게 싫어서였을 수도 있고
어줍잖은 영웅 심리였을수도 있다만
딱히 무엇 때문이었는지 설명하긴 어렵다.
대한민국 1호 미래학교 개설 요원도 그랬었고
이번에 연구를 진행한 학교 탄소중립실천 연구도 그랬다.
아무도 하지 않겠다고 하고 힘들다고 하고 그렇지만 의미있고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라면
그 자리가 땜빵이든 돈이 되지 않던 간에 아직도 나는 손을 번쩍들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다.
아마도 천성인 셈일거다.
그렇지 않고는 어떻게 매번 그러겠나.
(작년 11월부터 열심히 논의한 결과물이
오늘 서울시교육청 공문으로 정식 시행될 예정이고
관련 기사도 제공된다.
기쁘지만 잘 정착될 것인가 걱정도 한편 된다.
현장에서 어렵지 않게 연구팀들이 최선을 다했으나 쓸데없는 잡무로 인식되지 않았으면 참 좋겠다.
2월의 모든 학교에 평화와 안녕이 함께하기를 말이다.
특히 이 시기가 어렵기 그지 없으실 이 땅의 교감님들 화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