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보니 글들을 카테고리화 시키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겠다.
지금까지의 글들은 대부분 소소한 생활에세이(굳이 분야를 넣자면) 인데
먹거리와 학교 관련 이야기가 대부분이고(역시 글이란 경험치의 표현이다.)
가끔은 나의 패션, 습관, 생활 패턴,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 등이 언급된다.
오늘은 성북동 산책 선약이 있었으나 비 예보가 있어서 날자를 미루었다.
언제 가게 될런지는 알 수 없다.
부처님 오신 날이라 길상사 부근이 복잡할 수도 있으니 한가로운 날 가면 된다.
꼭 가야만하는 필수적인 일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
아직 비가 내리지 않던 오전에 고속터미널 옷 구경에 나섰다.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필요도 있었고 아침에는 아직 서늘하고 낮에는 기온이 올라가는 요새
딱히 입을만한 겉옷이 없어서이기도 했다.
작년에 플리마켓하면서 옷을 엄청 정리했나보다. 아마도...
옷 구경 전에 먹거리 구경부터 했다.
최애 관심거리는 먹는것인게 틀림없다.
고속터미널 역 백화점 지하 푸드 코트를 한 바퀴 돌면서 음식 변화를 살펴보았다.
최신 유행을 반영하는 곳이다. 간단하고 다양한 김밥과 쌈밥, 도시락 종류가 많았다.
제주 우도 땅콩이 들어갔다는 호떡을 조심스레 먹으면서(꿀을 꼭 옷에 떨어트린다.)
본격적으로 옷 구경에 들어갔다.
오가는 사람도 많고 옷도 많고 종류도 다양하나 내 마음을 잡아끄는 옷은 많지 않다.
그만큼 나와 어울리는 옷에 대한 고집이 있는 편이다. 나는...
일단 색이 화려하거나 패턴이 있는 옷은 패스.
나의 빅데이터에 따르면 전혀 나와는 맞지 않았다.
새로운 시도를 가끔 해보다가 폭망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몸에 딱 붙는 스타일도 패스.
체형이 드러나는 옷을 입으면 나는 일을 할 수가 없다.
나를 보는 사람은 딱히 없는데 나 스스로가 너무도 불편하다.
재질이 부들부들거리거나 형체를 잡기 힘든 얇은 것도 패스.
고급이나 우아함이랑은 잘 안맞는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상하게 보인다.
그러다보면 눈에 들어오는 옷은 정작 몇 개가 안된다. 얼마나 다행인가.
눈에 너무 많은 옷이 들어오면 탐욕이 생기게 되고 돈이 많이 들어갈 수 있는데
그게 선천적으로 제어되니 정말 다행이다.
오늘도 결국 회색 조끼(너무 늘어져서 버렸던 애착 조끼와 비슷하다.)와
청자켓(기존에 있는 것과는 색과 재질과 길이와 앞여밈 방법이 조금 다르다)을 사가지고 귀가했다.
변덕스러운 요즈음 날씨에 대비하고 앞서가는 지하철 냉방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아들과 남편은 내가 옷을 새로 샀는지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 이 글을 읽기 전에는 말이다.
먹거리 못지 않게 호불호가 분명한 것이 나의 패션 스타일이다.
추신 : 이 글을 쓰고 한참 뒤 체육대회날 최강야구 유니폼을 입고 갔다가 힙하다는 칭찬(?)을 들었으며
오늘 급식지도 중에 오늘 옷 멋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구입한지 족히 7년은 된 캐쥬얼 바지 정장이다. 기분이 좋았다.